지구 온난화의 비극. 북극해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생존 위기에 처하고 있다. [사진 멕신 버켓 미국 하와이주립대 법과대학 교수·기초과학연구원]
지구 온난화의 비극. 북극해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생존 위기에 처하고 있다. [사진 멕신 버켓 미국 하와이주립대 법과대학 교수·기초과학연구원]

[더 리포트] “온난화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고,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줄여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8차 IPCC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가 회원국들 만장일치로 승인된 것으로 8일 밝혀졌다.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마련한 것이다. 

IPCC는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 설립한 국제기구로 한국을 포함해 195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한다. IPCC는 기후변화의 원인과 대응 방안 등을 과학적으로 검토해서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특별보고서는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정이 채택될 당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작성을 요청한 보고서로,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도로 제한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앞선 파리협정에서 각국은 지구 기온상승을 2도 이하로 묶는 것은 물론,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현재 전 지구 평균 온도는 약 1도 상승했다. 최근에는 온도 상승 추세가 더 빨라져 10년마다 0.2도씩 오르고 있다. 현재의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2030~2052년 사이에 기온 상승 폭이 1.5도를 초과하게 된다.

이 보고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할 경우, 2도 상승과 비교해 기후 특성에서 ‘확고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2100년을 기준으로 해수면 상승 폭은 2도보다 1.5도에서 10㎝ 더 낮아진다. 이에 따라 천만 명이 해수면 상승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2도 상승 시 10년에 한 번꼴로 여름철 북극 해빙이 완전 소멸하지만, 1.5도 온난화에서는 100년에 한 번으로 빈도가 줄어든다. 여기에 수 세기 동안 알래스카, 시베리아 등의 영구동토층이 녹는 것을 늦출 수 있다. 그런데 1.5도로 목표로 바꿨을 때 영구동토층이 녹는 걸 방지할 수 있다. 2도 온난화 시 99% 이상의 산호가 소멸하지만, 1.5도로 묶으면 70~90%로 일부는 살아남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별보고서는 이 밖에도 1.5도로 온난화를 제한할 때, 빈곤에 취약한 인구가 수억 명 줄어들고, 심각한 물 부족에 노출되는 총인구비율이 2도 대비 최대 50%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회성 IPCC 의장은 “이미 기후변화는 진행 중이고 그 영향이 어느 때보다도 분명하게 감지되고 있다”며 “1.5도 목표를 추구하려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변화를 각 사회의 모든 부분에서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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