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금융불안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신흥국 금융불안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더 리포트] 최근 신흥국 금융 불안에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가장 중요한 진단은 신흥국 금융불안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내용이다.

 

한국은행은 8일 '최근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 가능성에 대한 평가'라는 보고서를 냈다. 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 달러 강세에 따른 글로벌 자본 이동과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으로 일부 신흥국의 금융·외환시장이 불안한 모습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취약 신흥국과는 달리 경상수지나 외화부채 비중이 양호한 편이다. 한국 경상수지는 2015년에 최대를 기록한 후 여전히 GDP(국내총생산)의 4~5%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GDP 대비 경상수지가 양호할수록 환율 절하 폭이 작다.

 

또 국제 신용평가사가 평가한 신용등급도 'AA(안정적)'로 괜찮은 수준이다. 이같은 이유로 신흥국 불안요인이 국내 금융, 주식시장에 미치는 파급은 적을 것으로 본다. 다만 리스크 요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한은 측은 "미중 무역분쟁이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유가 상승 등 리스크 요인이 겹칠 경우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아르헨티나와 터키가 금융 불안을 겪으며 브라질, 남아공, 인도네시아 등의 통화가치와 주가도 함께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한은은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지속에도 취약 신흥국 금융불안은 진정되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금융불안이 일부 취약국에 집중되는 데다 2013년 당시 테이퍼 텐트럼 때보다 주가 낙폭이 제한되는 등 차별화 양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2013년 6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자산 매입 속도를 늦춘다고 암시하자,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이 몇 주 만에 50bp가량, 연말에 또 50bp 뛰어오른 바 있다.

 

또 신흥국들은 대외지급능력에 따라 차별화되는 양상도 보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가 양호할수록, 보유외환 대비 단기 외채 비율과 총부채 대비 외화부채 비중이 작을수록 환율 절하폭이 작았다.

 

한은은 그러나 신흥국 불안이 재발할 우려는 있다고 강조했다. 미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속함에 따라 외화표시 부채 과다국 등 펀더멘털이 취약한 국가는 금융불안을 겪을 여지가 있는 데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는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어서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