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경기도 용인시 재활용센터. 사진:연합뉴스
전세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경기도 용인시 재활용센터. 사진:연합뉴스

[더 리포트] 화학주의 퍼포먼스가 부진하다. 코스피가 연초부터 7.3% 하락한 반면 화학업종 은 13.0% 하락해 시장 수익률을 하회했다. 증설로 인한 공급 이슈도 부정적으로 작용했으나, 향후 수요 전망과 관련된 이슈도 있다. 각국의 환경 규제로 인해 최 근 플라스틱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7일 리포트 ‘한투의 아침’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리포트에 따르면 중국의 재활용 플라스틱 수입 금지 조치에 이어 유럽에서도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고 있다.

EU의 플라스틱 사용 규제 강화

유럽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지난 5월 28일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안을 유럽 의회와 이사회에 상정했다. 해양 오염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유럽의 해안과 바다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10개 일 회용 플라스틱 용품의 사용을 저지한다는 내용이다. 

종이 빨대와 같은 대체가능 용품이 존재하는 플라스틱 용품은 EU시장 내에서 전 면 금지되고, 대체용품이 존재하지 않은 용품의 경우 사용 감소 목표를 지정했다. 추가적으로 플라스틱 용품의 처리 비용을 생산자가 일부 부담하고 2025년까지 일회용 음료수병의 90%를 수거해야 한다고 명시해 생산 비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규제는 연초 발표된 ‘순환 경제를 위한 플라스틱 전략’(Plastics strategy for a circular economy) 정책의 일부로 제안됐다. 생산, 사용, 폐기로 마무리되는 현 재의 선형 구조에서 효율적인 재활용으로 순환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목표 다. 이를 통해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순환 경제를 위한 플라스틱 전략’은 2030년까지 1) EU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 든 플라스틱 패키징 제품을 적은 비용으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2) 유럽 내 발생하는 50%의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 3)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재활용 수용력을 4배로 확대시킬 것을 명시하고 있다. 

EU 입법 과정상 5월에 제안된 규제는 현재 EU 의회의 환경 위원회(ENVI)의 검토를 거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한 투표는 오는 10월에 예정되어 있는데 EU 이사회(European Council)의 동의를 얻어 내면 실행되게 된다. 이사회는 지난 6월 토론을 연 이후 검토중인 상태다. 

최종 통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EU 의회 리서치 서비스(EPRS)는 해당 안건으 로 인해 2030년까지 EU 경제는 순이득을 취한다고 보고 있다. EU 이사회의 입 장도 긍정적이다. 6월 회의 결과를 살펴보면 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오염을 막 을 수 있는 효과적 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U 정책, 폴리머 수요에 부정적: 한국에 영향 미칠 것

EU의 플라스틱 관련 정책은 플라스틱 일회용품에 대한 구조적 수요 감소를 야기 해 플라스틱 생산에 사용되는 폴리머(중합체) 물질에 대한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 중 일회용품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가장 높기 때문이다. EU의 경우 40%에 달한다. 

다만 폴리머마다 사용처가 달라 이번 규제로 인한 타격은 폴리머별로 차별화될 전망이다. 프로필렌의 중합체인 PP, 에틸렌의 중합체인 LDPE, LLDPE, HDPE, PET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여겨진다. 해당 소재들이 규제 대상인 일회 용품에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PP는 식품 패키징, 음료 뚜껑에 활용되고, LDPE/LLDPE는 식품 패키징 필름, PET는 음료 병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프로필렌과 에틸렌 폴리머들이 총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EU의 경 우 PP는 전체 사용량의 19.3%, LDPE/LLDPE는 17.5%, PET는 7.4%이다. 이 는 EU시장 내에서 프로필렌과 에틸렌 수요 감소를 시사한다. 이 둘은 글로벌 화 학회사들의 주요 생산품인 만큼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여겨진다. 

언뜻 보기에 이번 규제가 한국 시장에 주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HS 39 항목 기준으로 한국의 플라스틱 수출 중 63.8%가 아시아향인 반면 유럽 향 비중은 16.3%에 불과하다. EU 시장 또한 대외 의존도가 낮다. EU 28개 회원 국의 EU내 교역을 나타내는 EU Intra는 대외 교역량(EU Extra)를 압도한다. 

하지만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는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환경 문제에 대한 경계심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주요 경제권에서도 대대적인 규제 방 안을 내놓을 여지는 충분하다. 이럴 경우 한국의 플라스틱 수출 중 규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에틸렌 중합체(HS 3901), 프로필렌 중합체(HS 3902)는 각각 총 수출의 12.9%, 12.6%를 차지해 한국 기업들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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