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포트] 특정 개인에게 발생하는 사건은 당연히 당사자의 행동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생애사건과 범죄 사이에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논문 <여성의 생애사건이 여성범죄에 미치는 영향>(교정연구 제62호, 윤옥경, 서은경. 2014)는 그 실태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논문에 따르면 범죄를 이해하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범죄자 개인의 생애과정에서 어떠한 경험을 했으며 이러한 경험들이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하나의 방법론으로써, 여성주의적 생애과정이론은 여성이 생애에 어떠한 경험을 했으며,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등을 살펴보는 이론적 관점으로 여성의 범죄를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논문은 이 이론을 한국의 여성범죄자에게 적용하여 그 적합성을 가늠해 보기 위해서 청주여자교도소에 있는 여성재소자 23명을 면담했다. 이어 이들의 어린 시절, 청소년기, 성인기에 발생한 사건은 무엇이며, 이들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경로이론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그 결과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시한다. 먼저 대부분의 여성재소자들은 아버지의 외도나 아버지가 어머니를 구타하거나 욕설하는 것을 보면서 자랐다. 또한 부모의 방임이나 남자형제와의 차별을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부모와의 관계를 좋지 않았다. 이는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악화되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남성보다 타인과의 관계에 민감하다. 논문은 “부모의 이러한 태도는 여성에게 더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청소년기에 비행이나 범죄가 표출되었고 음주, 흡연, 가출, 무단결석 등의 비행에서부터 절도, 마약 등의 범죄로 이어졌다.

논문은 여자청소년의 경우 이러한 비행이나 범죄를 발생시키는 가해자인 동시에 이러한 비행 중에 성폭행의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만, 여성들은 자라오면서 여성의 성은 지켜야 하는 것으로 사회화 되었고, 비행청소년이었기 때문에 더욱 비난받을 것이 두려워 성폭행을 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성폭행 사실을 외부에 알리거나 대처하지 못하고, 성폭행 사실을 회피하거나 스스로를 비난하는 방식으로 내면화되어 있다고 한다.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이러한 경험이 향후 미치는 영향이다. 비행청소년의 경우 성인이 되어 범죄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성폭행 피해경험이 있는 여성은 성인이 되어 성매매 여성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경로이론을 바탕으로 여성의 생애과정에서 경험한 사건들을 분석하는 것은 여성이 범죄를 발생시키기까지의 인과관계와 여성의 범죄화 과정을 알 수 있으며, 성매매와 같은 여성특유의 범죄를 이해하는데 적합하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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