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조아람기자] '오늘날의 독일은 세상이 봐왔던 최고의 독일이다.' 미국 평론가의 말이라고 한다. 

신간 <독일은 왜 잘하는가>는 전후 75년간 현대 독일의 놀라운 변화를 분석한 책이다. 그 결과는 독일에 대한 찬사이다. 저자는 20대부터 동서독을 오가며 특파원으로 활동한 베테랑 영국 기자다. 

한국 독자 입장에선 입에 오르내릴 부분 중 하나는 '규칙에 대한 독일인의 강박'이다. 

한번은 저자가 새벽 4시에 빨간불이 켜진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경찰관에게 딱지를 떼인 일이 있었다. 저자는 '이 한적한 차로 에 앞으로 몇 시간은 차가 지나다닐 것 같지 않다'고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차가 다니든 안 다니든 '규칙은 규칙'이라는 것.

또 하나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 의식이다. 책에 따르면 세계적인 혁신가들이 자신의 성취를 내세울 때, 오히려 독일은 개인의 성공보다는 공동체의 책임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

"2천 곳에 달하는 독일의 마을과 도시 중에서 전문적인 소방 인력을 제대로 갖춘 곳은 100군데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전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자원봉사자에 의존한다. 무려 100만 명에 가까운 독일인이 소방 자원봉사자로 등록되어 훈련을 받고 있다."

 특이 이색적인 사례가 '케어보헤Kehrwoche'이다. 

"케어보헤는 청소 주간을 뜻하는 국가적인 제도다. 우리나라의 새마을 운동과 비슷하다. 주민들은 마을의 힘든 일을 처리하기 위해 1년에 일주일 동안 협력한다. 각 가구는 그 기간에 쓰레기를 치우고, 낙엽을 쓸고, 혹은 눈이 올 때 모래를 뿌린다."

챡이 소개하는, '독일이 잘하는 5가지 이유'도 눈길을 끈다. 이민 수용 정책이 그중 으뜸이다.

2014년부터 2019년 7월까지 14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독일에서 망명 신청을 했다(유럽연합 전체의 절반에 해당한다). 며칠 동안 수백 명의 지역 주민이 뮌헨 중앙역에 모여들어 난민을 환영했다. 그들은 집의 문을 열어 환영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병원은 환자를 돌봐 주었고, 학교는 아이들을 받아들였다. 

이 책은 현재의 독일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다. 출판사가 소개하는 한 언론의 평가다.

"세련되고 도발적이고 흥미진진한 이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잘못 이해했던 가까운 이웃에게 보내는 시의적절하면서도 마음을 사로잡는 연애편지다."

존 캠프너 / 열린책들 / 2022년
존 캠프너 / 열린책들 /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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