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쟁점 [2] GTX 사업

A노선 7~8년 걸려 겨우 착공, B·D노선은 첫 삽조차 못 떴는데

민주 김동연 'GTX플러스 프로젝트'… 교통 소외지역 균형 발전
국힘 김은혜 '조기 완공'해야… 노선 연장·신설은 尹 공약 반영

"신규노선 검토만 5년 넘을것... 계획만 세워져도 성공적" 전망

국토부 논란일자 부랴부랴 "상반기내 용역착수 내년까지 완료"

지난해 4월 화성시 오산동 여울공원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철도차량 실물모형 전시회를 찾은 시민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더리포트DB)
지난해 4월 화성시 오산동 여울공원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 노선 철도차량 실물모형 전시회를 찾은 시민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더리포트DB)

더 리포트는 6·1 지방선거전이 뜨겁게 달아 오르면서 각 정당 후보들이 지역 현안을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해 하는 유권자들을 위해 연속해서 점검해 본다.


[더리포트=이주철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reat Train eXpress, GTX)는 경기도와 서울시 등 수도권 주요 거점 지역을 연결하는 대심도 광역급행철도 사업으로, 2010년 제4회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가 재선 도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며 알려지게 됐다.

그보다 앞선 2007년 경기도가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에 사업 제안 후 타당성 조사를 거쳐 2011년 국책 사업인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11~2015년)에 포함됐다.

하지만 사업 주체 선정을 둘러싼 국토부와 도 간 갈등과 GTX 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도 부정적이어서 그간 사업은 선거 때만 언급됐다가 흐지부지돼 왔었다.

GTX-A·B·C 노선은 평균 시속 100㎞(최고 시속 200㎞)로 주행해 현재 2~3시간 소요되는 경기·인천지역에서 서울 도심까지 구간을 20~30분 안으로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TX-A노선은 파주(운정)~일산~삼성~동탄을 잇는 83.1㎞ 구간으로, 개통되면 일산에서 20분이면 삼성역까지 도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GTX-B 노선은 남양주 화도읍~서울~부천~인천 부평·남동~송도국제도시까지 80.1㎞를 잇는 구간이다. 당초 송도~청량리역(48.7㎞) 구간에서 2017년 8월 청량리역~마석역(31.4㎞)를 연장하는 방안이 제시해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후 사업이 확정됐다.

GTX-C 노선도 의정부~금정 구간에서 양주~수원 구간을 연장하면서 전체 74.2㎞ 구간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지난해 6월 말 정부가 GTX 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각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마다 교통 혜택 여부에 따라 시장의 치적으로 홍보하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시장을 규탄하기도 했다.

GTX는 대선을 통해 다시 관심을 받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GTX 노선 추가 신설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수도권 북부를 동서로 연결하는 GTX-E 노선, 수도권 순환선인 GTX-F 노선 신설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인수위원회가 신규 노선은 ‘검토’ 수준으로 수위를 낮췄고 기존 노선 연장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GTX는 수도권 표심을 얻기 위한 ‘공약(空約)’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8년 걸려 겨우 착공한 GTX-A 노선을 빼면 B~D노선은 삽조차 못 떴다. 기존 노선 사업 진행 경과로 보면 신규 노선 사업은 검토만 5년 넘게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새 정부 임기 내 신규 노선 계획이라도 세워진다면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이 일자 국토부는 “다음 달부터 추가 노선에 필요한 수요와 사업성 분석을 위한 관련 기획 연구와 그 결과를 토대로 국가철도망 계획 방영 등 후속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국토부는 연구용역은 내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며 GTX 공약 사업성이 나오지 않을 경우 대안을 마련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을 수정하거나 5차 철도망 계획을 조기 수립한다는 목표다. 상반기 내 용역 착수, 1년 간 검토한 뒤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6·1 지방선거에 뛰어든 여·야 경기도지사 후보들도 GTX 사업에 대해 각자 다른 공약을 내놓았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교통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왼쪽), 지난 2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자와 함께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GTX-A 공사 현장에서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의 공사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동연 후보, 김은혜 후보 캠프 제공)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교통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왼쪽), 지난 2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자와 함께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GTX-A 공사 현장에서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의 공사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동연 후보, 김은혜 후보 캠프 제공)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GTX 플러스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경기도를 동서남북을 직선으로 뚫는 방식으로, GTX-A·B·C 노선을 연장하고 D·E·F 노선은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구도심과 접경지역 등 교통소외지역을 균형 발전시킨다는데 방점을 뒀다.

GTX-A+ 노선은 동탄~평택, B+는 마석~가평, C+는 북부와 남부로 나눠 동두천, 오산· 평택까지 나눠 각각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GTX-D는 김포~강남~하남~팔당 구간을, E는 인천~광명·시흥신도시~서울~포천 구간을, F는 파주~삼송~서울~위례~광주~이천~여주 구간을 각각 잇는다는 구상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는 조기 완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선 연장과 신설에 대해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약속과 결을 같이 했다. GTX-D·E·F 노선 신설, A·C 노선 평택 연결, E는 인천 검암~김포공항~정릉~구리~남양주 구간 연결, F는 고양~수원~남양주~고양으로 수도권 전체를 순환선으로 연결해 하나의 메가시티로 묶는다는 것이 윤 당선인의 공약이다. 김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도의 입장을 대변하려면, 집권 여당 도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GTX 노선을 쟁점화했다.

GTX 공약은 여야 후보간 고발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경기도를 찾은 윤 당선인이 김은혜 후보와 함께 GTX 건설 현장을 방문하자, 김동연 후보 측과 민주당은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윤 당선인과 김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GTX 이슈는 지방선거에 편승한 당리당략을 떠나 유권자인 지역 주민들에게 얼마나 생활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만큼 공약 제시에도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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