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이진수기자] 코로나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관광에 대한 욕구가 분출하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이 그렇다. 마음에 뒀던 관광 명소를 방문하게 되면 유서깊은 벽화를 눈여겨보면 어떨까. 특히 벽화속의 얼굴을.

<고대 벽화를 통해 본 동서양의 화장술의 차이-로마와 당을 중심으로>(배은숙, 대구사학회, '대구사학')은 넓은 영토를 통해 개방적인 문화를 지향한 로마와 당의 화장술을 비교한 논문이다.

논문에 따르면 동서양의 화장술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요소는 희고 깨끗한 피부와 붉은 계통의 색조 화장이다. 

먼저 로마다. 참고로 로마시대에 화장은 그리스 영향을 받아 성행했다.

폼페이에서 발견된 로마시대 벽화. 

폼페이, 헤르쿨라네움 등지의 로마 벽화를 볼 때 로마인들이 원하는 피부는 대리석보다 더 빛나는, 눈처럼 흰 피부였다. 큰 눈과 긴 눈썹, 붉은 빛이 도는 볼도 특징적이었다. 붉은색의 볼연지를 선호하는 이유는 붉은 볼이 혈기가 도는 것처럼 보여 건강을 상징했고, 부끄러움을 타는 소녀를 연상시켜 청순함과 순수함을 상징했기 때문이다. 

논문은 당의 화장술에 대해선 장회태자, 의덕태자, 영태공주의 3묘 벽화를 근거로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벽화속 인물들은 흰 피부 위에 붉은색으로 뺨 화장을 했다. 일자미, 광미, 각월미, 분초미 같은 다양한 모양의 눈썹 화장을 했지만 사선형의 눈썹 화장이 주류를 이루었다. 입술 화장에는 앵두처럼 도톰하고 작고 진하게 홍색을 바른 모습이었다. 

로마와 당의 화장술은 인물에 대한 심미안에 따라, 희거나 붉은 정도, 눈썹의 형태는 다르지만 동서양이 모두 같은 화장법을 지향했다.

논문은 로마와 당의 화장술의 차이점을 이목구비를 그리는 모양과 색의 강도에 있다고 지적했다.

로마에서 화장하는 여자를 간통하는 여자나 매춘부로 보는 남성 사가들의 부정적인 견해를 반영하듯 벽화에서 여성들은 화장을 하지 않은 듯 연하게, 수수하게, 자연스럽게 보이려는 경향이 있었다. 

이와 달리 당의 화장은 얼굴에서 화장하는 범위도 넓고 화려하다고 판단했다.

이에대해 논문은 "면엽, 사홍, 액황, 화전 등 불교문화의 전파와 함께 이민족 문화와의 교류가 만든 화장술은 과장되고 인위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당의 화려하고도 이국적인 문화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논문은 결론적으로 "여성들이 자신의 존재와 개성을 표현하려는 의도가 화장술에 그대로 녹아있었다"며 "자신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동서양의 다른 역사적, 지리적 배경과 혼합되어 다양한 방식의 화장술로 표출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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