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조아람기자] 1970년 4월 22일. 첫 번째 지구의 날을 맞이해  2,000만 명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소고기산업을 미국의 대표적 환경오염 유발 산업 중 하나로 지목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발표에 따르면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온실가스 발생량의 18%를 차지한다. 또한 수십억 마리의 가축이 먹을 사료를 생산할 토지가 필요해서 많은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신간 <소고기를 위한 변론>은 제목 그대로 소와 소고기에게 씌워진 환경-기후위기의 주범중 하나라는 혐의를 벗기는 책이다. 오히려 소가 지구생태계와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상황을 역설한다. 

책에 따르면 문제는 소가 아니라 소가 사육되는 방식이다. 즉 공장식 축산업이다. 방목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소 방목이 제대로 관리된다면, 공장식 축산이 배출하는 탄소의 총량보다 오히려 더 많은 양의 탄소를 토양으로 돌려보낸다. 즉 목초지에서 소를 풀어 키우는 방목은 오히려 대기 중 탄소를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방목은 토양 속 생물학적 활동을 촉진하고, 가축 배설물이 땅에 비옥도를 높인다. 가축 발굽이 토양 표면을 들썩여 씨앗을 밀어 넣고, 죽은 식물체를 흙에 다져 넣어서 토양 미생물의 분해작용을 돕는다. 이 과정이 토양탄소와 식물탄소를 생성하고, 땅의 수분 보유량을 높인다." -80쪽

소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책에 나온 한가지 일화. 

아프리카에서 야생생태학자로 일을 시작해 수십 년간 초지 복원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앨런 세이버리(세이버리연구소 대표)는 과거 생태학자들이 ‘복원 불가’ 판정을 내린 메마르고 헐벗은 지역이, 물이 풍부하고 동식물이 넘쳐나는 비옥한 땅으로 변하고 생물다양성이 급증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핵심에는 소가 있었다고 한다. 소를 위한 변명을 요약하면 이렇다.

“소는 입으로 풀을 뜯고, 발굽으로 식물 잔재를 흙으로 보내고, 지표를 부드럽게 하며, 분뇨를 통해 수분과 유기물을 풀과 토양으로 곧장 돌려보낸다.”

니콜렛 한 니먼 / 갈매나무 / 2022년
니콜렛 한 니먼 / 갈매나무 /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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