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조아람기자] 하루키 팬이라면 그의 소설을 읽으며, 책 안에 나오는 음악을 한번쯤 찾아 들어봤을 터이다. 특히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분위기에 등장하는 음악은 듣지않았는데도 들리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댜표적인 목록은 이렇다.

<태엽 감는 새> : 로시니 오페라 〈도둑까치〉 서곡, <해변의 카프카> : 베토벤 피아노삼중주 〈대공〉, <노르웨이의 숲>: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2번.

최근 나온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은 하루키 문학의 열쇠가 되는 클래식 레코드 이야기다. 그간 소설에서 접해온 ‘하루키 월드’의 흔적을 찾아내는 재미를 선사한다. 

100곡이 넘는 클래식 명곡을 다뤘는데, 각각의 곡에 대한 하루키의 취향과 얽힌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고백하자면 내가 제일 자주 들은 음반은 요요마가 참여한 클리블랜드SQ의 CD인데, 왜인가 하니 늘 이걸 들으면서 소파에서 낮잠을 잤기 때문이다. 절대 따분한 연주는 아닌데 듣다보면 이상하게 졸음이 쏟아져서 새근새근 곤하게 잠들어버린다." -251쪽

책은 또 하루키의 소확행 하나를 소개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하루키의 꿈은 실력 있는 현악사중주단을 개인적으로 고용해서 이 K.421(모차르트 현악사중주 15번 D단조)의 연주를 눈앞에서 듣는 것이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느냐면, 옛날(고등학생 시절) 텔레비전 드라마〈배트맨〉에서 주인공 브루스 웨인(배트맨)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정장을 입은 현악사중주단이 이 곡을 연주하는 장면을 보았기 때문이다. ‘멋있다’고 감탄하면서, 나도 나중에 부자가 되면 꼭 저렇게 해봐야지 생각했다." -317쪽

하루키의 소설을 읽으며 음악을 찾았다면, 이번엔 음악을 들으며 해당 소설을 뒤질 차례다.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 2022년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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