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조아람기자] 신간 <처음 읽는 식물의 세계사>는 식물학의 바이블 '대영 식물 백과사전'의 저자인 리처드 메이비가 쓴 책이다. 그는 영국 왕립 문학학회 회원이기도 한데, 그 이력이 말해주듯 책을 읽을 때 식물에 주목하는 듯하다. 예컨대 이런 대목이 나온다 

셰익스피어는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Stratford-upon-Avon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워릭셔의 야생화와 민간전승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청중들이 당연히 야생화와 그들의 속명, 그리고 그 속명이 불러일으키는 저속한 연상에도 친숙할 것이라 여겼다. 그의 작품에는 100여 종의 야생 식물이 언급되어 있다. -본문

책 <궁극의 리스트>엔 매우 다양한 목록들이 등장하는데, 셰익스피어 작품속 야생식물 리스트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그런데 책에 따르면 그들 중 많은 수가 흔하디흔한 식물, 잡초라고 한다. 책에는 또 이런 내용이 나온다.

비옥한 초승달 지역의 잡초는 그 지역의 종교보다 오래전에 영국에 들어왔다. 지중해 동쪽에서 온 최초의 신석기 시대 정착민이 기원전 4,500년, 그러니까 영국해협이 열린 지 2천 년 후에 남부 해안에 상륙했다. 그들은 밀과 보리알을 냄비나 가죽 주머니에 넣어 들여왔는데, 거기에는 예전에는 영국에서 자라지 않던 잡초의 씨앗들이 섞여 있었다. -본문

그렇다면 셰익스피어가 '사랑한' 잡초의 일부는 비옥한 초승달 지역 출신이다. 셰익스피어가 신기해할 지식일 터이다.

책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최초 농장에서 현대 도시의 부서진 아스팔트까지 종횡무진 식물학의 연대기를 토해놓았다. 특히 잡초를. 잡초에 대한 편견을 깨고 읽어볼 책이다.

"잡초란 ‘아직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식물’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이다.

리처드 메이비/김영정/탐나는책/ 2022년
리처드 메이비/김영정/탐나는책/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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