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조아람기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를 꼽는다면 아마 대부분 ‘신데렐라’를 떠올릴 것이다. 특히 가장 최근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신데렐라'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학자들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신데렐라 서사를 꾸준히 수집하고 분류했다. 미국의 민속학자 스티브 톰슨이 쓴 <설화>에 따르면 신데렐라 이야기는 유럽 대륙에만 무려 500개 이상이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콩쥐 팥쥐’ 역시 신데렐라 서사 가운데 하나다. 또한 저 먼 남방의 미얀마에는 ‘떰과 깜’이라는 이름으로, 물 숭배 신앙이 녹아든 신데렐라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렇다면 신데렐라 서사가 세계 각지로 전파된 이유는 무엇일까.

신간 <신데렐라 내러티브>에 따르면 두개의 가설이 있다. 하나는 의식주라는 기본 생활방식과 사고 방식이 공통적이어서 각지에서 유사한 이야기가 다원적으로 발생하고 전승되어왔다는 것이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다른 하나는 세계 어딘가에 신데렐라 서사의 뿌리가 되는 원형이 있고 그것이 인류의 이동을 따라 변화하면서 세계 각지의 여러 민속 사이로 널리 퍼졌다는 가설이다. 

후자의 논거가 된 이론은 유명한 인류의 ‘아프리카 단일 기원설’이다.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20만 년 전쯤 아프리카에 있었고, 그 후손들이 7만~6만 년 전쯤 세계 각지로 이동했다는 이론이다. 1987년 캘리포티아 대학의 레베카 캔과 앨런 윌슨이 <네이처>에 발표했다.

그런데 현재 가장 오래된 신데렐라 서사는 이집트의 ‘로도피스의 신발’이다.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쓴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토대로 유추해 보면 신데렐라 서사의 시초는 적어도 기원전 5~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실 신데렐라 서사는 17세기 들어 프랑스에서 새롭게 탄생한 게 아니다. 

자, 그렇다면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신데렐라 서사가 남아 있다는 사실은 앞의 '인류의 대이동'과 깊은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신데렐라 내러티브>는 까마득한 먼 옛날 유라시아 대륙을 넘어 동쪽으로 동쪽으로 끝을 향해 이주하는 인류를 따라 신데렐라도 전파되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민속학자 비르기타 루트는 이 현상을 ‘신데렐라 사이클’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돌을 수면에 던졌을 때 파동이 퍼지는 현상처럼 최초의 신데렐라 서사가 중심이 되어 점차 전 세계적으로 전파됐다는 것.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지적 호기심 해소를 위해 전 세계의 신데렐라들을 십수년 간 추적했다. 과연 인류의 ‘아프리카 단일 기원설’에 따른 '신데렐라 사이클’은 맞는 걸까. 책에서 확인할 일이다.

하마모토 다카시/효형출판/ 2022년
하마모토 다카시/효형출판/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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