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학술지 '한국학' 2022년 ‘봄 호’ 발간

[더리포트=이진수기자] "신라시대의 율령은 백성들의 일상에 국가권력을 직접 침투시키는 과정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은 이같은 내용의 논문 등이 담긴 한국학 분야의 대표적인 학술지 '한국학' 2022년 ‘봄 호’를 이번 달 발간했다.

 '한국학'은 '정신문화연구'라는 제호로 1978년 창간된 이래 한국학 분야의 쟁점과 이슈, 해외 한국학 동향, 한국학 저술에 관한 서평 등 다양한 한국학 관련 연구성과를 발표해 오고 있다. 

28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 따르면 이번호에서는 역사, 철학, 어문, 민속학을 전공한 연구자들이 각자 문제의식을 갖고 집중적으로 탐구한 연구결과 총 다섯 편을 발표했다. 

그 중, △일본군 위안부 범죄에 대한 해결 촉구를 위해 1992년 시작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수요시위’와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올바른 역사 인식 확립을 위해 2011년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설치한 ‘소녀상’, △그리고 건물 신축을 위해 2016년 ‘주한일본대사관을 철거한 후 중학동의 모습’ 까지 특정 공간에서 빚어진 사회·정치적 풍경의 변화에 집중한 가톨릭관동대학교 최희전 교수의 논문 <풍경은 어떻게 변하는가?>에 특히 눈길이 간다.

최희전 교수는 해당 논문을 통해, 주한일본대사관 건물이 2016년 철거되고 다른 장소로 임시이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남겨진 소녀상을 통해 흔적으로만 존재하는 주한일본대사관의 존재와 부재의 이중 속에서 소녀상 주변의 풍경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모색하고자 했다.

아울러 ‘장소 특정적 미술’ 에 대한 논의를 넘어 새로운 장르의 공공미술이 갖는 의미의 확장을 한국 근현대 역사를 통해 조망한다.   

이 외도 다른 4편의 연구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김선숙 국학연구소 연구원의 <신라 중고기 율령의 정치적 공공성에 관한 시론>에서는 율령이 백성들의 일상에 국가권력을 직접 침투시키는 과정이라고 전제하며, 율령 제정 및 반포가 사회 공동체로서 공공의 이익을 창출하려는 현상으로 해석하고 규범의 사회통합적 기능에 주목한다. 

서정화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책임연구원은 <유교 예학(禮學)의 시선으로 본 고려 초 지배층의 효 사상 고찰>을 통해 유학의 효(孝)와 충(忠)은 가문과 군주 간 일종의 사상적 계약이며, 효와 충이 사상적으로 서로 연결된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더 나아가 가문의 정신이 자손에게 영향을 미쳐 다시 충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하면서 효의 선순환적 현상을 밝히고 있다.

김태환 한국학중앙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역대 한시 유수대(流水對)의 창작 양상>은 국내 연구가 전무한 한국 한시(漢詩)의 유수대(流水對)를 심층적으로 분석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한시의 작법 중 하나인 유수대를 “흐르는 물처럼 유동하는 기세가 느껴지는 예술적 장치”라고 정의하고, 유수대 방식으로 창작된 다양한 시가(詩歌)를 소개한다.  

최진아 한양대학교 교수의 <조선시대 밀양지역 성황신앙의 위상과 종교에 미친 문화적 영향력>에서는 고려 개국공신 손긍훈(孫兢訓)이 조선시대 밀양에서 성곽지역의 수호신인 성황(城隍)으로 추앙된 배경을 추적한다. 한국 전통사회에서 성황이 지역 수호신으로 신앙되어 무속의 신으로 수용된 사례가 일반적인 데 반해, 불교사찰의 수호신으로 추앙되는 손긍훈 사례를 통해 성황신앙이 종교에 미친 문화적 영향력을 살펴볼 수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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