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조아람기자] '적자생존'. 자연계의 치열한 생존싸움을 대표하는 단어다. 그 승리자는 자연에 잘 적응하는, 소위 '최적자'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어떤가. 

'최적자가 아니라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신간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원제는 적자생존을 일컫는 ‘Survival of the Fittest’를 변형한 ‘Survival of the Friendliest’다. 

책이 말하는 생존의 필수 요소는 ‘친화력’이다. 나와 다른 상대방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능력이다. 인간은 마음으로 소통함으로써, 우리 종은 감정반응을 조절하고 자기통제력을 갖추며 생존에 유리하게 진화했다고 본다.

먼저 친화력은 모든 가축화된 종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질이다. 예컨대 개를 보자.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던 친화력이 좋은 개는 수렵채집인 거주지 근처에서부터 사람들의 배설물을 먹으며 살아남았고, 이렇게 친화력이 좋은 개들 사이에서만 일어난 번식으로 이들은 사람과 더 친화적인 동물로 변하게 되었다. 

책에 따르면 우리 종은 지구에서 가장 정교한 방식으로 타인과 협력하며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타인과 마음으로 소통함으로써, 우리 종은 감정반응을 조절하고 자기통제력을 갖추며 생존에 유리하게 진화한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친화력을 앞세워 사회연결망을 확장했고 기술 혁신을 이루어냈으며, 개선된 기술로 더 많은 양식을 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인간의 공격성과 혐오는 어떻게 볼 것인가.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관용적인 동시에 가장 무자비한 종이다.”(32쪽)

책은 친화력이 공격성보다 인류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설득력있게 들려준다. 

이를테면 미국의 정치학자 에리카 체노웨스에 따르면, 상대방을 외집단으로 규정짓고 그 집단을 비인간화하거나 폭력시위를 감행하는 일은 효과를 볼 수 없다. 

우리 역시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으며 분노로 일관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저자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정함으로 대응해야 한다. 만나고, 눈을 마주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것. 나와 ‘다른’ 사람을 배제하지 않고 교류와 접촉의 기회를 열어보는 것. 과거의 인류가 그래왔듯, 다정한 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므로."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지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까 싶다.

디플롯/ 2022년
디플롯/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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