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이진수기자] 치과 치료 때 마취주사는 통중을 동반한다. 이 때문에 주사기 대신 마취 성분을 도포, 부착하는 방식이 선호된다. 

이와관련 최근 국내 연구진이 방사선 기술을 이용해 구강점막 마취제의 접착력과 안전성을 높여 관심을 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 첨단방사선연구소(소장 이남호)는 ‘구강점막 부착형 약물전달체 제조기술’을 ㈜덴하우스(대표 권경환)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정액기술료 5,000만 원에 매출액 2%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덴하우스는 2018년에 설립된 의료기기 제조 기업으로, 난치성 골질환 치료 효과가 있는 오스코어 시리즈(OSSCORE series) 제품을 출시 중이다. 치과재료 생산 및 판매에도 주력하고 있다.

연구원에서 개발한 이번 기술은 생체적합성 고분자와 마취 약물을 함께 물에 녹인 후, 방사선의 일종인 전자빔을 조사한 것이 주된 특징이다.

방사선 패치는 6시간 이상 접착력이 지속되는 효과를 기록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재공)
방사선 패치는 6시간 이상 접착력이 지속되는 효과를 기록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재공)

약물전달체는 전자빔 조사 정도에 따라 가교율 높은 층과 낮은 층으로 나뉜다. 전자빔이 적게 조사된 가교율 낮은 층은 수분을 흡수하면 팽윤하는 특성이 있다.

가교율 낮은 층이 부풀어 오르면서 패치와 점막 사이를 진공 상태로 만든다. 이로써 입 안에 침이나 음식물 등의 수분이 있더라도, 패치는 구강점막 표면에 안정적으로 고정될 수 있다.

기존 구강점막 부착형 패치에는 주로 독성 화학물질인 가교제가 투입됐다. 혹은 가교제 없는 필름만을 사용해 접착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반면 연구팀은 화학적인 첨가물 없이도 전자빔을 이용해 성능을 대폭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1시간 이내로 입안에서 떨어지던 이전 제품군들과 달리, 전자빔 조사 패치는 6시간 이상 접착력이 지속되는 효과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마취 외 다른 치료용 약물 역시 동일한 원리로 구강점막 내 부착 및 성분 전달이 가능함을 확인한 상태다.

이번 성과를 이끈 방사선이용‧운영부 임윤묵 책임연구원은 “구강점막은 피부에 비해 약물전달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앞으로도 전자빔 기술을 적극 활용해, 다양한 치료 용도로 구강점막 패치를 활용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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