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이진수기자] 국내 연구진이 항암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암세포만 골라 치료하는 새로운 항체항암제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TM4SF4(티엠포에스에프포)라는 단백질 성분이 폐암세포의 증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을 밝혀냈으며, 이를 표적하는 ‘TM4SF4 항체항암제 후보물질’을 개발해 미국의 알곡바이오(ALGOK BIO Inc)에 기술이전했다.

17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암세포 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항원이 아직 많지 않아, 새로운 암 항원을 발굴하고 이에 대한 항체를 개발하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연구원은 암 줄기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TM4SF4가 폐암의 성장과 전이에 관여하고, 특히 방사선치료 저항성을 유발하는 물질임을 규명했다.

연구진이 ‘TM4SF4 항체항암제 후보물질’을 암세포배양액에 처리하고 있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TM4SF4 항체항암제 후보물질’을 암세포배양액에 처리하고 있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이런 TM4SF4의 영향을 억제하기 위해, TM4SF4의 특정 항원을 기반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생쥐 단일클론항체를 제조했다. 이를 인간화항체로 전환해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TM4SF4 항체항암제 후보물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인간화항체란 쥐 등 동물을 이용해 만든 항체를 인간에게 투입할 경우 생기는 면역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동물에서 개발된 후보 항체를 인간 항체의 아미노선 서열로 교체한 것이다

연구원이 개발한 ‘TM4SF4 항체항암제 후보물질’은 암줄기세포 표적항체로 암세포만 찾아 치료한다. 동시에 방사선치료를 진행할 때 암세포가 방사선에 50% 이상 더 잘 반응하도록 돕는 민감제로서의 기능도 구현함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이런 성질을 이용, 연구원과 알곡바이오는 새로운 암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알곡바이오 기술실시계약 체결식 기념사진. (왼쪽 세 번째부터)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 김성철 알곡바이오 대표, 김인규 책임연구원.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알곡바이오 기술실시계약 체결식 기념사진. (왼쪽 세 번째부터)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 김성철 알곡바이오 대표, 김인규 책임연구원.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이번 연구개발은 연구원 김인규 박사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TM4SF4 관련 연구결과는 2014년과 2020년 국내외 특허출원 및 등록을 완료했고, 인간화항체 제조 관련 기술은 올해 초 세종대 류춘제 교수와 공동으로 특허출원을 마쳤다.

앞으로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전임상 및 임상시험은 한국과 미국에서 진행하고, 의약품 허가 취득을 위한 제반 기술 개발을 연구원에서 지원한다. 추가로, 대상 특허기술에 대한 추가 R&D를 위해 15억 원 규모의 연구협약도 준비하고 있다. 

알곡바이오는 국내 코스닥기업 ㈜케이피에스의 미국 현지법인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작년 8월 미국 델라웨어주에서 설립됐다. 특정 약물이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미리 알아보는 동반진단과 맞춤형 정밀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원 박원석 원장은 “이번 기술은 원자력연구원 방사선기술분야에서 이뤄진 최초의 신약개발 관련 기술이전”이라며,“후보물질을 이용해 동급최강(Best-in-Class)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알곡바이오 김성철 대표는 “케이피에스의 글로벌 신약개발 교두보인 알곡바이오가 첫 번째 항암제 신약후보 물질을 기술이전했다.”며, “항암제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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