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이진수기자]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뇌에 끼치는 영향에 연결고리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 원장 윤석진)은 탄소 나노입자의 구조를 제어해 같은 탄소 성분이더라도 구조에 따라 생체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 과정에서 뇌 손상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를 발굴했다고 15일 전했다. 참고로 미세먼지 중 20~50%를 차지하고 있는 게 탄소 미세먼지다. 

생채재료연구센터 이효진 박사, 도핑콘트롤센터 김기훈 박사, 뇌과학창의연구단 김홍남 박사 연구진은 탄소 미세먼지와 유사한 다양한 차원(0~3차원)의 탄소 나노재료를 합성해 국내 초미세먼지 기준 ‘나쁨’에 해당하는 농도(50μg/m3)로 신경세포에 처리하고 신경전달물질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0차원 탄소입자는 장기간 노출시에도 신경세포의 과활성이나 사멸을 유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차원(3차원)의 탄소입자는 단기간(72시간 이내)의 노출만으로도 신경세포의 비정상적 활성상태를 유도해 과도한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되었으며, 장기간(14일) 노출시 신경세포는 사멸되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치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존재할 때에 이러한 현상이 더욱 가속화된다는 점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같은 농도의 미세먼지이더라도 일반인 보다 퇴행성 뇌질환 환자에 더욱 치명적이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진은 더 나아가 고차원 탄소입자가 신경세포의 과활성을 유도하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 결과 Snca 유전자가 핵심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유전자 가위 방법을 통해 이 유전자를 제거하고 동일한 농도의 탄소 미세먼지를 처리하자 비정상적 신경 과활성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유전 핵심 인자 발굴은 미세먼지에 농도에 따른 뇌 건강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치료물질 도출 및 약물 개발에도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KIST 이효진 박사는 “본 연구를 통하여 미세먼지가 뇌에 특히 퇴행성 뇌질환자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라며 “향후 연구의 범위를 확장하여 미세먼지가 다양한 조직 및 질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Biomaterials’ (JCR 분야 상위 2.778%) 최신 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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