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이진수기자] 국내연구진이 자성을 띠는 반도체 물질에서 초거대 각자기저항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13일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과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등 공동 연구진은 자성반도체 망간 실리콘 텔루라이드 화합물(이하, Mn3Si2Te6)의 스핀방향을 외부자기장을 이용해 회전시키면 전류가 흐르지 않는 부도체상태와 전류가 흐르는 금속상태로 쉽게 조절된다는 것을 전도 및 광학 특성 측정을 통해 발견하였다. 

이런 부도체-금속 상태 변화가 전기장이나 자기장의 크기가 아니라 스핀의 방향에 의해 유도되는 경우로 세계 최초의 발견이다.

기초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자기장에 의해 저항의 변화 정도가 큰 물질을 초거대 자기저항물질이라 하는데, 스핀 각도에 따라 저항의 변화가 최대 10억배까지 관측되어 연구진은 이를 초거대 ‘각’자기저항으로 명명하였다.

전자는 전하와 스핀으로 구성된다. 기존 반도체는 전하만을 이용해 전기장으로 전류의 흐름을 스위치처럼(On·Off) 제어한다. 이번에 발견한 자성반도체는 스피커 볼륨을 조절하듯 자기장으로 스핀의 각도를 민감하게 제어해 전류의 흐름을 켜거나 끌 수 있다. 즉 스핀 방향에 따라 전류를 흐르게 하거나 안 흐르게 할 수 있는 자성반도체이다. 이를 이용하면 전하와 스핀을 동시에 제어 가능한 초고속·초전력 대용량 스핀 메모리 소자 구현을 앞당길 수 있다.

나아가 Mn3Si2Te6 자성체는 외부 잡음에 강하고 정보 손실이 없는 스핀 정보 소자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상학적 전자상태는 외부 잡음이나 불순물에 강한 특성이 있다. 이런 특성을 가진 Mn3Si2Te6이 정보를 안정적으로 저장하고 전하의 움직임이 스핀 방향에 따라 조절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에 발견한 자성반도체는 기존의 반도체처럼 전기장으로 전류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장(스핀 방향)으로 전류 흐름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특징을 잘 활용하면 전하와 스핀의 정보를 동시에 이용하는 새로운 정보 소자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김준성 연구위원은 “2018년 위상학적 전자상태를 갖는 자성 금속을 발견한 데 이어 같은 원리를 자성 반도체에 적용해 얻어낸 성과”라며 “국내 공동 연구진이 자성 위상물질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 라며 그 의미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난달 25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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