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조아람기자] "고통스럽지만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물으며 자신의 존재를 향한 성찰이 필요하다.”

신간 <낯선 시간 길들이기>(경진출판, 2021)는 책, 영화, 음악, 미술, 연극 등 인문학 전반을 아우르는 일종의 문화평론집이다.

책 제목은 “코로나19는 여전히 낯선 시간으로 다가오는데, 그 낯선 시간에 길들여지기보다는 낯선 시간을 길들여야 한다는 뜻에서 정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코로나가 끝난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코로나 이후 삶의 장을 새판으로 짜야 하며 이때 필요한 게 바로 예술이다. 저자의 주장이다.

“일찍이 그 시대의 삶을 통해 전승되는 풍습이나 관행, 즉 문화는 예술과 결부되어 나타난다. 즉 예술은 삶의 감각적 경험 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 일찍이 자크 랑시에르가 지적했듯이, 예술은 ‘삶으로서의 예술’에서 ‘예술로서의 삶’으로 이행한다. 예술은 예술 외적인 것, 즉 세계나 우주 또는 진리와 같은 다른 어떤 것과도 연관을 맺는다.”

책에 따르면 코로나는 ‘일상적 삶의 붕괴’와 ‘사회적 유대 관계의 균열’을 가져왔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코로나는 일상적 삶과 사회적 유대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사회적 유대를 통해서야 인간은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코로나라는 낯선 시간 속에서 예술이 그 균열된 사회적 유대를 다시 이어주는 다리가 되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추구하는 삶은 안락하거나 성공하는 삶이 아니라 ‘좋은 삶’이다. 좋은 삶이란 자기 도야의 지평과 목적 그리고 방법을 사유하면서 무엇보다 잘 살아가는 삶이다. 좋은 삶으로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 모든 시도는 하나의 예술 형식이 된다.”

책은 막연한 희망이나 절망보다는 ‘현실적인 낙관주의’를 노래한다. 그리하여 코로나 펜데믹 시대를 사는 우리가, 이 사회를 한 번 더 되돌아보도록 이끈다. 청소년, 특히 대학생이나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저자 윤정용은 영문학 박사로 대학 안팎에서 영어, 문학, 영화, 책읽기, 글쓰기, 인문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영화로 문학 읽기>, 문학으로 세상 보기>, <Talk to movie, 영화에게 말을 걸다>, <매혹적인 영화인문학>, <무한독서>, <조금 삐딱한 책읽기>, <미래는 꿈꾸는 대로 온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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