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조아람 기자] 세계적인 명성의 작가들이 뽑은 단편 선집이 나왔다.

신간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2021)는 미국의 문학 계간지 <파리 리뷰>가 작가들에게 지난 반세기 동안 발표한 단편소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하나를 고르고 왜 그 소설을 탁월하다고 생각하는지 설명해달라는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책은 그중 열다섯 명의 작가들이 선택한 작품을 선정해 실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레이먼드 카버, 제임스 설터 등이다. 

데니스 존슨의 <히치하이킹 도중 자동차 사고>는 '불행 앞에 선 인간은 한낱 인간일 뿐이며 누구도 신이 될 수 없음을' 위태로운 문장으로 보여준다. 

특히 조이 윌리엄스의 <어렴풋한 시간>은 불운을 겪은 어느 소년의 쓸쓸한 내면을 '귓가에 내내 속삭이는 듯한' 섬세한 묘사로 들려준다 

사랑받는 일은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머리카락과 다리가 길어졌다. 개울 속 돌멩이처럼 치아에 이끼가 꼈다. 바다 옆에서 빵을 먹고 부스러기는 물에 던졌다. 세계는 맬의 잿빛 묘지였고 비는 수의처럼 희끄무레한 하늘에서 바다로 곧장 떨어졌다. p.47, <어렴풋한 시간>

15편의 단편마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 해제가 있어 ‘문학공부가 되는 읽기’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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