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조아람 기자] 1719년에 일본에 파견된 조선통신사의 여정을 일본 관리가 기록한 책이 나왔다.

<기해년도 조선통신사 봉행매일기 번각>(경진출판, 2021)은 조선 후기 9번째 통신사인 기해사행 당시 통신사를 호행하던 쓰시마번의 봉행(奉行-막부시대 관직 ) 측에서 남긴 매일기를, 일본 게이오 기주쿠 대학 도서관 소장본을 바탕으로 번각한 것이다.

조선통신사는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일본을 12번 방문했다. 기행 사행 때 조선 측에는 정사, 자제군관, 제술관에 의해 3종의 사행록(使行錄)이 남겼다. 

이번에 나온 책은 조선 관리들이 남긴 사행록과 달리, 쓰시마번의 종가문서(宗家文書)를 옮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거 역사를 제대로 알려면 한일 양측의 다양한 사료를 상세히 살펴보아야 하지만 이 종가문서는 초서(草書)로 작성되어 있는 데에다가 그 분량도 방대하여 그동안 연구자들이 접근하기가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사행록과 이 종가문서는 동일한 통신사의 여정을 기록한 글이지만, 조선과 일본이라는 상반된 관점 외에 내용에 있어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조선의 사절을 돕는 실무적인 책임을 졌던 일본 측의 기록이어서 온전히 통신사 전반에 관련된 직접적이고 상세한 내용이 담겨있다. 

요컨대 통신사에게 보낸 물품들, 통신사원들과 일어난 각종 사건에 대한 상세한 경위, 정사에 기록에는 많이 등장하지 않는 내용이 등장한다. 이를테면 신분이 낮은 사행원들의 이름을 비롯하여, 마상재의 말을 사전 연습시키는 모습, 막부에 보낸 매가 남아서 이를 처리하는 모습, 일본 측 인사들이 조선의 의원을 찾는 모습 등이다.

이는 이 책이 기존에 이루어져 온 통신사 연구의 큰 줄기에서 다양한 연구들의 시도를 촉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봉행매일기에는 부산을 출발한 통신사가 쓰시마번의 후츄(府中)에 도착하는 6월 27일부터 해로-육로를 거쳐 에도에 들었다가 다시 육로-해로를 거쳐 후추에 돌아온 12월 29일까지의 매일의 기록이 실려 있다. 다만, 왕로의 '오사카와 쿄토에서의 기록'은 현존하고 있지 않아 9월 4일부터 9월 11일까지의 기록은 누락되어 있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