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이진수 기자]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상진)이 뱀처럼 부드럽게 휘고 늘어나는 배터리를 개발했다. 소프트 로봇부터 웨어러블 기기까지 다양한 소재에 다목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한국기계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배터리 개발팀은 나노역학장비연구실 장봉균 선임연구원, 현승민 책임연구원 연구팀이다. 뱀비늘 구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뱀비늘은 하나하나는 단단하면서도 서로 접혀 외부 충격을 방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연하게 움직이면서 높은 신축성을 구현하는 구조적 특성을 갖는다.

이에 따라 제품 본체와 배터리가 단단하게 결합한 기존 웨어러블 기기와 달리, 여러 개의 작고 단단한 배터리를 마치 비늘 같은 구조로 연결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역학장비연구실 장봉균 박사가 신축성 뱀 비늘형 배터리를 제작하기 위한 전극 구조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역학장비연구실 장봉균 박사가 신축성 뱀 비늘형 배터리를 제작하기 위한 전극 구조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연구팀은 안전성을 구현하기 위해 배터리 내부 전지 소재의 변형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적용하고 작은 크기의 배터리에 높은 충전 용량을 구현하기 위해 개별 배터리의 형상도 최적화했다.

특히 이번 성과의 핵심은 배터리 셀과 연결부의 형상을 설계하는 데 있다. 리튬 폴리머로 비늘 한 조각과 같은 육각형의 작은 배터리 셀을 제작하고, 이를 폴리머와 구리로 만든 연결부로 경첩처럼 접었다 폈다 하도록 연결했다.

또한 종이접기에서 착안한 제조 공정으로 유연 전극을 자르고 접는 방식으로 만들 수 있어 경제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를 활용하면 부드럽고 유연한 에너지 저장소자가 필요한 인체 착용형 소프트 로봇이나 몸이 불편한 노약자를 보조할 수 있는 재활 의료기기의 에너지 저장 소자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장애물이 있는 좁은 공간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재난현장에서 구조에 도움이 되는 재난 로봇의 전력 공급 장치로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소프트 에너지 저장 소자의 저장 용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인공 근육·소프트 로봇 구동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활용도가 높은 로봇을 개발할 예정이다.

장봉균 선임연구원은 "뱀 비늘의 구조에 착안해 유연하고 신축성있는 특성을 살리면서도 안전성을 갖춘 배터리를 개발했다"며 "앞으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재활 의료와 재난 구조에 활용 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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