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이진수 기자] <논문 읽기> 석감당(石敢當). 생소한 이 단어는 중국 진(晋)나라 때의 역사 인물 이름이다. 이 사람을 돌에 새긴 수호신으로 삼는 재앙 방지 돌이다. 모양이 우리로 치면 제주도의 돌하르방 비슷하다. 석감당은 특히 오키나와에 많다.

<오키나와 석감당의 풍수적 해석과 특징>(천인호, 한양대학교 동아시아문화연구소)는 오키나와 석감당의 유래와 적용과정과 존재 형태를 분석하고 이를 우리의 돌탑과 비교한 논문이다.

석감당은 우리나라에는 없다. 다만, 마을 입구에 돌탑을 쌓아 놓고 액운을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에서는 그 뜻이 같다.

논문은 석감당과 한국 풍수 돌탑은 모두 중국에서 전래된 것이지만 그 적용은 상이한 조건들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되었음을 논증하기 위한 목적에서 작성되었다.

오키나와에 많은 석감당은 우리의 돌탑과 여러 모로 차이점을 지닌다. (사진=블로그 '9339june')

연구결과를 정리하면 이렇다.

먼저 오키나와의 석감당과 한국의 돌탑문화는 마치 귤화위지처럼 중국에서 전래된 풍수이론이 현지에서 적용된 차이다. 또한 한국의 돌탑은 신앙의 대상이지만 오키나와의 석감당은 신앙의 대상이 아니다.

이어 한국의 돌탑은 다른 비보물과 같이 조성하는 복잡성을 보이나 오키나와 석감당은 글씨만을 새겨 세우는 단순성을 보인다.

특히 한국의 돌탑은 주로 마을이나 특정 입지의 공동체적 관점에서 설치된 ‘집단풍수’의 반영인 반면 오키나와 석감당은 개별 주택을 중심으로 설치되는 ‘개별풍수’의 반영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돌탑은 마을안의 생기의 누설을 방지하고 외부의 악기(惡氣)를 막는 양면성을 가지는 반면, 오키나와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바람의 살(煞)을 막는 외부의 악기를 막고자 하는 단면성을 가진다.

논문은 “외부에서 전해진 풍수는 적용과정에서 각국의 특성에 따라 선택적이고 차별적으로 적용되었음을 의미한다”며 “풍수는 ‘절대적’기준이 아닌 ‘상대적’기준에 의해 서로 달리 적용되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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