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이 출원한 '목재가 포함된 천연 가습기' 도면. (이미지=특허청) 

[더리포트=김태우 기자] 생태모방을 이용한 천연 가습기 기술이 특허에 등록되었다.

국립생태원은 솔방울 비늘이 움직이는 원리를 생태모방하여 흡습 정도에 따라 나무판이 펴지고 휘어져 사용자에게 실내 건조 상태를 알려주는 천연 가습기 제작기술을 개발해 특허  등록을 했다.

국립생태원 생태모방연구팀은 솔방울 비늘이 수분 함량에 따라 열리고 닫힌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어 비늘 안쪽 부분보다 바깥쪽 부위가 수분을 흡수할 때 크게 휘어져 비늘이 닫히는 원리를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그 원리가 습기가 많은 환경이나 기술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스타트업 기업인 코랩과 공동으로 자연 증발식 천연 가습기와 가습기에 사용되는 복합소재 나무판을 개발하게 됐다.

이번에 특허 등록한 천연 가습기는 상부와 하부가 구분되어 상하부를 10개의 나무판이 받치고 있는 형태이며, 나무판들이 물을 빨아들여 자연 건조되는 과정에서 실내에 습기를 공급한다.

가습기의 핵심 부품인 나무판은 흡습팽창과 수축이 달리 나타나는 2종 이상의 목재를 결합한 복합층으로 만들어졌으며, 수분을 흡수하면 솔방울 비늘처럼 휘어져 가습기의 상부층 높이가 낮아지게 된다.

이어서 상부의 높이가 낮아지면 상부 중앙에서 새싹모형이 나오도록 설계되어 사용자가 실내의 건조 상태를 알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나무판의 복합 소재로는 편백나무, 소나무, 삼나무, 오동나무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중 편백나무가 나무결이 수평방향으로 형성돼 잘 휘어지고, 피톤치드향이 청량감을 주며 항균, 방충 효과 등이 우수해 가장 적합한 소재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생태원 생태모방연구팀은 자연 소재를 활용한 가습 방식이 무전력, 친환경 가습 제품 개발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목재 복합소재는 가습기 이외에도 화재경보기, 그늘막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수 억 년 이상 지구에서 살아온 생물과 그들이 살아가는 생태계에는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최첨단의 생태 기술이 숨어있다”며 “앞으로도 생태모방연구가 국가의 핵심기술을 선도할 수 있도록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더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