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초코파이(왼쪽)와 롯데초코파이. (특허청 제공)
오리온초코파이(왼쪽)와 롯데초코파이. (특허청 제공)

[더리로트=김태우 기자] 관용표장화. 이 말은 특정인의 상표를 해당 업계의 타 회사나 소비자가 자유롭게 사용한 결과, 해당 상표가 너무 유명해져 해당 상품 그 자체를 지칭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관용표장화가 이뤄지면 상표는 더 이상 상품이 누구 것인지를 표시하지 못하게 되어 상표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심지어 상표를 등록 했더라도 상표권을 주장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코파이가 그렇다. 초코파이는 동그란 빵과자에 초코렛 코팅을 입히고 사이에 마시멜로를 끼워 넣은 형태의 과자를 떠올리게 한다. 원래 초코파이는 새로 만든 과자의 상표였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초코파이라는 명칭을 제품명으로 사용할 때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던 결과로 관용표장화된 것이다.

8일 특허청(청장 김용래)이 상표의 관용표장화를 예방하기 위해서 상표권자들의 세심한 주의를 당부했다.

관용포장화의 또다른 예다.

불닭은 2000년에 상표로 등록된 ‘브랜드(상표)’였다. 그러나 2004년 불닭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은 불닭을 매운 닭 요리 자체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에도, 상표권자는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후 불닭 상표권 분쟁에서 법원은 불닭이 이미 요리의 이름으로 널리 인식되어 관용표장화되었고, 따라서 불닭을 사용한 타 업체는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판결(2008.04.24.자 선고 2007허(당)8047 판결)했다.

이외에도 매직블럭, 드라이 아이스, 앱스토어, 요요(장난감) 등이 상표의 관용표장화 사례로 거론된다.

이처럼 새로운 유형의 상품에 사용된 상표의 경우 관용표장화될 가능성이 더욱 크다. 소비자는 생소한 새로운 상품을 상품명 대신 상표로 지칭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상표의 관용표장화를 막기 위해서는 상표권자가 상표와 상품명이 명확하게 구분되도록 상표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타인이 무단으로 상표를 상품명처럼 사용하는 경우 신속하게 상표권 침해의 금지를 청구하거나 필요할 경우 침해에 의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여 타 업자가 무분별하게 상표를 사용하는 것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이와 동시에, 소비자나 언론이 상표를 상품명처럼 사용하는 경우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해당 명칭이 상표라는 사실과 별도의 상품명을 소비자와 언론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특허청 목성호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새로운 유형의 상품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상표가 상품명으로 오인될 가능성 또한 크게 증가하는 중이므로 이에 대한 상표권자의 관리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하며 “상품명과 상표가 명확하게 구분될 수 있도록 상표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나의 상표를 보호하는 데에 필수적인 사항임을 상표권자들이 명심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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