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이진수 기자] 성능이 오래 지속되면서 가볍고 유연하며 인쇄 공정으로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유기 열전소재가 탄생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28일 연구원 소속 조성윤 박사팀이 공기 중에 3주 이상 노출돼도 열전 성능을 유지하는 새로운 폴리티오펜 활용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공기 중에서 장시간 성능이 지속되는 폴리티오펜 열전 소자 제작은 처음이다.

■ 기존소재, 일주일만 지나도 열전 성능 80% 이상 떨어져

열전 소재는 열을 가했을 때 전기가 발생하는 소재, 또는 역으로 전기를 주입했을 때 열을 발생시키거나 냉각시켜주는 소재를 말한다. 열전 소재로는 크게 무기 소재, 유기 소재 등이 있는데 최근 고분자로 이루어진 유기 소재에 대한 연구가 새롭게 진행되고 있다. 유기 소재는 무기 소재에 비해 가볍고, 잘 휘어지며, 상온에서 비교적 쉽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기 열전 소재 중 대표적인 것이 ‘폴리티오펜’이라는 고분자 소재다. 고분자 소재는 보통 전기가 잘 흐르지 않는데, ‘폴리티오펜’이라는 특정 고분자 소재에 다른 물질을 첨가(도핑)하면 열전 성능이 향상되어 최근 이를 활용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폴리티오펜을 활용한 소재는 일주일만 지나도 열전 성능이 80% 이상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 중의 산소, 수분 등 때문이다.

화학연구원이 개발한 열전소재는 전기전도성도 좋고 성능이 오래 지속돼 향후 다른 전극 소재로도 적용이 확장될 수 있다. (사진=화학연구원)

연구팀은 ‘폴리티오펜’ 소재 위에, 소량의 염화금을 녹인 용액을 도포했다. 폴리티오펜 소재와 염화금이 만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 염화금 이온과 금 나노입자가 생성되면서 독특한 고분자 결정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 결정 구조 속 염화금 이온은 열전 성능을 높여주고, 금 나노입자는 열전 성능이 오래 유지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가장 오래 성능이 지속될 수 있는 염화금 농도를 찾아, 극소량만 도포해도 성능이 지속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개발된 소재는 신문을 인쇄하듯 찍어내는 프린팅 공정으로 상온에서 간단하고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면적이 넓은 칼날이 붓처럼 소재를 바르는 방식의 ‘슬롯 다이 프린팅’으로 폴리티오펜 소재를 찍어낸 후, 그 위에 염화금 용액을 도포하는 형태다.

향후 웨어러블 기기나 센서의 자가전원으로 응용 가능

이번 연구결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에너지 소재 분야 권위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 IF:16.602’ 4월호 논문에 게재되었다.

만들어진 유기열전소재는 가볍고 유연하기 때문에 향후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 센서, 사물인터넷 등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차량이나 선박에 적용하면 폐열을 전기로 생산할 수 있다.

조성윤 박사는 “그동안 유기열전소재와 관련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공기 중에서 성능이 안정적으로 지속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소재는 전기전도성도 좋고 성능이 오래 지속돼 향후 다른 전극 소재로도 적용이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열전 성능과 지속성을 더욱 높이는 연구를 계속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웨어러블 기기나 센서의 자가전원으로도 응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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