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이 합성한 새로운 2차원 자석 모식도와 4가지 자성상태. (사진=과학기술연구원)
연구진이 합성한 새로운 2차원 자석 모식도와 4가지 자성상태. (사진=과학기술연구원)

[더리포트=김진수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서로 다른 자성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2차원 자석을 합성해냈다고 16일 밝혔다. 

가초과학연구원에 따르면 2차원 자석은 전자의 고유 물리량인 ‘스핀’을 정보 저장과 처리에 사용하는 ‘스핀정보소자(spintronics)’ 를 구현할 핵심 소재 중 하나지만 2차원 자석 자체가 드물어 연구가 어려웠다. 지난 해 IBS와 공동 연구진은 고온에서도 자성이 유지되고 전기가 통하는 2차원 층상 물질인 철-저마늄-다이텔루라이드(이하 Fe4GeTe2)의 설계 및 합성에 성공한 바 있다.

전자 소자가 0과 1 정보를 담은 수많은 트랜지스터로 이루어지듯, 스핀 정보 입·출력을 위해서는 다양한 자성상태를 갖는 자석을 서로 접합시켜야 한다. 따라서 2차원 자석에서 자성상태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기초과학연구원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김준성 연구위원과 공동 연구진은 4가지 서로 다른 자성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2차원 자석을 합성해냈다. 이로써 하나의 소재에서 다양한 스핀 정렬 상태를 유도하는 것이 가능해져, 향후 차세대 스핀 소자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층 사이 자성결합 세기에 따라 Fe4GeTe2의 자성상태가 민감하게 변하는 데 착안했다. 이에 층간 결합 세기를 조절하기 위해 Fe4GeTe2의 일부 철 원자를 다른 원자로 치환하는 실험을 계획했다. 철 원자와 비슷한 망간, 코발트, 갈륨, 루테늄 원자를 후보로 하여, 각 원자로 치환했을 때 자성상태를 계산하고 실제 합성과 측정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철을 코발트로 치환한 철-코발트-저마늄-다이텔루라이드(이하 Fe4-xCoxGeTe2)가 4가지 자성상태를 가질 수 있음을 발견했다. Fe4-xCoxGeTe2는 코발트 원자 농도에 따라 다른 자성상태를 갖는다. 이때 자성의 정렬에 따라 강자성과 반(反)강자성(물질 내부의 스핀이 스스로 정렬하여 외부 자기장과 상관없이 자성을 띠는 특성. 강자성은 이웃한 스핀이 같은 방향으로, 반강자성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정렬한 경우에 해당된다) 방향에 따라 수직 이방성과 수평 이방성(물질의 물리적 성질이 방향에 의존함)이 조합되는 4가지 자성상태를 가질 수 있었다.

이번에 발견한 물질은 코발트 농도 뿐아니라 박막의 층수를 조절해 자성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 4가지 자성상태는 특정 온도 영역에서 나타나는데, 층수에 따라 그 영역이 달라진다. 따라서 층수를 변경하면 같은 온도라도 다른 자성 상태를 갖게 된다.

이는 자성상태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최초의 2차원 자석으로, 향후 서로 다른 자성상태의 층을 결합하면 스핀정보 처리에 유용한 특성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 교신저자인 김준성 연구위원은 “화학적인 조성과 물리적인 두께를 바꿔서 2차원 자석 후보 물질의 자성상태를 조절할 수 있음을 계산과 실험으로 보였다”며 “2차원 자석을 이용한 스핀소자에 여러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지에 5월 14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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