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조아람 기자] 웹툰과 고전 문학.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두 단어가 매혹적인 조합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학비평 그룹이다.

<고전서사와 웹툰 스토리텔링>(경진출판, 2021)은 ‘웹을 기반으로 삼는 문화 현상’, 특히 웹툰에 관심을 지닌 ‘고전(서사)문학 전공자’들이 모여서 기획한 책이다. 웹툰에서 고전서사가 매혹적인 이야기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발견하였고, 고전서사의 매력과 이야기의 힘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자는 의도이다.

장르로 따진다면 웹비평집이다. 대상은 서브컬쳐로 언급되는 웹툰, 웹소설 등이다. 이를 주목한 까닭은 현대의 스토리텔링 환경과 고전서사가 지닌 ‘이야기의 힘’이 융합된 장르이기 때문. 고전서사가 웹툰이라는 현대의 매체와 결합하여 새로운 이야기 방식으로 스스로를 갱신하는 양상을 분석한 셈이다.

사실, 우리가 잊기 쉬운 고전문학 특히 고전서사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는 동안 여러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 전해온 옛이야기다. 이들이 오랜 생명을 지닐 수 있었던 것은 고전서사가 장르와 매체, 플랫폼 등 새로운 스토리텔링 환경에 부딪히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바꿔온 데 있다. 책은 바로 그 지점, 즉 고전서사의 현대적 재해석과 서사의 확장을 탐구했다.

“현재 다양한 콘텐츠가 생산, 유통되고 있으며, 그것은 영화나 드라마, 게임뿐 아니라 웹을 기반으로 한 웹소설, 웹툰, 웹드라마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콘텐츠가 양산되면서 이제 문화 향유자들은 단순히 주어진 문화 상품을 소비하는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감성을 자극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문화 상품을 찾아 읽고, 듣고, 보고 즐기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적극적인 향유자들의 경우에는 웹이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고, 직접 콘텐츠 생산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제 콘텐츠 향유자들의 자리가 수동적인 문화 ‘소비자’가 아닌 능동적인 문화 ‘향유자’로 바뀌고 있다.“ -본문 중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부에는 고전서사와 웹툰이 접점을 이루어 융합하는 방식을 논의했다. 2부에는 고전서사를 소재로 한 웹툰 작품 사례를 고찰했다. 예를 들면 <바리공주>, <심봉사전>, <바람소리>, <쌍갑포차>, <왕 그리고 황제>, <묘진전>, <마녀> 등을 통해서 현대사회에 제기되는 여러 가지 문제다.

웹 비평이라는 이 장르가 기존의 문학비평과의 차별점은 미디어와 문화 소비 플랫폼, 초연결과 인터렉티브 등을 전면적으로 다루며 대중의 기호를 즉각적으로 확인하여 훨씬 생동적인 문화비평으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저자들이 주목하는 바는 고전 서사를 기반으로 창작된 콘텐츠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흥미와 공감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향유자들의 갈망과 요구가 더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문화 콘텐츠 소재의 발굴과 실험은 계속 될 수밖에 없으며, 고전 서사를 기반으로 창작된 콘텐츠들은 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문 중

고전서사는 끊임없이 새롭게 지평을 확장하고 있다. 동시에 그 해석의 가능성도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이렇게 보면 고전서사를 소재로 한 웹툰은 ‘고전’이면서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다.

“인간 사회에서 이야기가 존재하는 한 고전서사의 힘은 지속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고전서사가 지니는 매력과 다양한 지평의 일면을 당신도 느껴보기를 기대합니다.”-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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