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최종훈 기자] 자녀 양육의 고민과 부담에서 자유로운 부모는 과연 얼마나 될까? 4차 산업혁명, 언택트 시대 등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는 와중에서도 유독 변하지 않는 것이 ‘좋은 부모’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다.

흔히 사람들은 ‘부모 노릇’을 ‘학부모 노릇’과 동일시한다.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고, 경제적인 뒷바라지를 잘 해줘야 부모 노릇을 잘 한 완벽한 부모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반대로 아이가 어릴 때 교육을 똑바로 못해서 좋은 대학교를 못 보냈다고 자책하는 부모도 있다.

신간 <부모 노릇>(나비의활주로.2021)에서는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좋은 부모’가 되라고 조언한다. 자녀는 부모의 마음대로 되는 존재가 아니기에 완벽한 부모가 되는 건 애당초 불가능하며, 완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무모하고 막무가내가 되기에 가정이 불행해진다는 설명이다.

저자 민승기는 20년차 프리랜서 강사이다. 동시에 결혼 생활 28년차 두 아이를 둔 가장이기도 하다. 가정을 주제로 다양한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많은 부모의 고민을 접했고, 자녀 양육의 방법론 이전에 부모 노릇의 본질을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책을 집필했다.

한 개인이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결혼, 부부, 부모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저자는 부모 노릇을 잘 하기 위해서는 일단 결혼을 잘 해야 하고, 행복한 부부 관계를 쌓아야 함을 강조한다. 부부의 사이가 싸늘하면 자녀도 부모를 믿지 못해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으며 악순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혼을 잘 해서 좋은 부부가 되기 위해선 결혼과 배우자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 것이 첫 번째다. 결혼은 연애와 다르기에 사랑만 있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결혼 후부터 이전엔 없던 다양한 어려움이 닥치기에 서로를 돕고 의지해서 고난을 이겨나가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자녀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아직도 많은 부모가 대학 진학을 기준으로 좋은 부모와 나쁜 부모를 평가한다. 그러나 부모가 아무리 자녀를 위해 헌신해도 자녀는 뜻대로 되지 않는다.

부모에게 부모의 길이 있듯이, 자녀에게는 자녀의 인생길이 따로 있다. 자녀를 부모가 디자인한 모습으로 키우려고 하기보다 자기의 길을 찾도록 도와주고, 격려하고, 자녀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부부관계, 자녀 교육에 대해 방법론 이전에 본질적인 방향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는지 ‘부모 노릇’에 고민이 많은 분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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