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2012 TC4의 3D 형상 모형.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소행성 2012 TC4의 3D 형상 모형. (사진=한국천문연구원)

[더리포트] 국내연구진이 팽이처럼 자전하는 소행성 TC4의 회전 변화 원인을 최초 규명했다.

19일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에 따르면 체코 카렐대학교(Charles University)와의 공동 연구팀이 소행성 2012 TC4(이하 ‘TC4’)가 일반적인 소행성과 달리 특이한 비주축 자전운동을 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아울러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TC4의 자전주기가 빨라졌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비주축 자전운동(non-principal axis rotation)이란 팽이가 쓰러지기 직전에 비틀거리면서 회전하듯이 자전하며 이처럼 자전축이 회전하는 세차운동이 동시에 일어나는 자전운동이다.

소행성들은 대부분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를 공전하는 소행성대에 분포하지만, 지구 가까이 지나가는 근지구 소행성도 있다. 근지구 소행성 TC4는 지난 2012년과 2017년에 각각 지구로부터 약 95,000km, 50,000km 거리까지 접근했다.

UN이 승인한 국제 가상 네트워크인 국제소행성경보네트워크(IAWN)와 천문연은 각각 TC4 관측 캠페인을 추진했으며, 천문연이 주도하는 캠페인에는 전 세계 21개 천문대가 참여, TC4의 밝기 변화를 추적했다.

천문연-카렐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이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TC4의 3D 형상 모델을 구현했고 그 결과,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 사이에 TC4의 자전 속도가 18초 빨라졌다는 것을 알아냈다.

소행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지 않고 햇빛을 일부만 반사하는 데다, 크기가 작아 직접 관측하고 연구하는 데 제약이 많다. 연구진은 TC4가 자전하며 태양빛을 반사해 나타나는 밝기의 변화를 역산해 3D 모델을 구현했고 이를 통해  TC4가 비주축 자전 소행성임을 밝혔다.

또한 소행성에 가해지는 여러 가지 내외부적 요인을 가정해 계산한 결과, TC4의 자전 상태가 달라진 주요 원인은 소행성의 태양 에너지 흡수와 재방출에 따른 요프 효과(YORP, Yarkovsky-O’Keefe-Radzievskii– Paddack effect) 때문이라고 밝혔다.

TC4가 완전한 구형이며, 표면에 흡수된 태양 에너지가 모든 방향으로, 동시에 같은 세기로 재방출 된다면 문제가 없지만, TC4는 구형이 아닌, 길쭉한 타원체다. 그 결과 TC4 표면에 흡수된 태양 에너지가 방향에 따라 다른 세기로 방출되며, 이 때문에 TC4의 회전 방향이 시간에 따라 변화할 수밖에 없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천문연 이희재 박사는 “근지구 소행성의 특성과 요프 효과에 관한 연구는 지구 충돌 가능성이 높은 소행성의 정밀한 궤도를 알아내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비주축 자전 소행성의 자전 변화를 실제로 확인했고, 이러한 천체가 어떤 물리적 변화를 겪는지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천문학회 천문학 저널’(Astronomical Journal) 2021년 2월 11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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