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리포트=최종훈 기자] Dynamite로 K-POP 최초 빌보트 차트 1위를 차지한 방탕소년단(BTS). 놀랍게도 K-POP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되는 영광을 이뤘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서 발행한 글로벌 음악 보고서(2019)에 의하면 세계 음악시장 매출액 Top 10 국가는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한국, 중국, 캐나다, 호주, 브라질 순이다. 한국은 세계 6위이며 시장규모는 약 6조 원대에 이른다.

신간 <케이컬처 시대의 뮤직 비즈니스>(한울아카데미. 2021)를 집필한 김정섭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문화예술대학원 문화산업예술학과)는 “글로벌 음악시장이 24조 규모임을 감안할 때 인구수 세계 29위, GDP 세계 10위인 한국이 6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바야흐로 ‘케이팝 르네상스 시대’의 도래이다. 그러나 ‘팍스 로마나(Pax Romana)’가 영원하지 않았던 것처럼, K-POP의 황금기를 오래 이끌어가기 위해 지금 이 시점에 필요한 일이 있지 않을까?

이번 책은 음악 산업 이면의 각종 문제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사업 제도·관행·문화를 정착시켜 지속가능한 K-Pop의 영광이 이어지게 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 김 교수에게 새 책과  K-POP 이야기를 들었다.

김정섭 성신여자대학교 교수

-교수님이 보셨을 때 K-POP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본질은 한국인의 ‘민족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구한말 독일의 상인 에른스트 오페르트의 저서 <금단의 나라 조선>(1880)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음악에 대한 조선인들의 애호심은 아시아의 어떤 민족보다도 강렬하다’고 말이죠. 케이팝의 세계적 성공은 단순한 우발적인 것이 아닙니다. 말하자면 ‘쟁이(장인) 정신’의 산물이라고 할까요. 서구 대중음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한국적 정서 및 감각을 가미해 ‘한류’로 승화시켜 지속적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한 결과물입니다.”

-책에서는 케이팝이 앞으로도 성공가도를 달리기 위해서는 퇴행적 관습과 병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셨는데요. 예시를 들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예를 들어서 한국은 기획사가 모든 책임을 지고 가수에게 원스톱 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기획사가 투자 위험을 많이 지는 대신에 사업이 잘 되면 수익도 가장 많이 취합니다. 기획사의 힘이 막강하니 아티스트는 스타가 되기 전까지는 불공정함을 느끼더라도 감내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반면에 미국은 가수가 중심이 되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협업하는 시스템입니다. 기획사가 모든 가치사슬을 쥐고 있지 않아 보다 더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합니다.”

-이번 책이 대중음악 시장에 꼭 필요한 이유는 뭘까요?

“음악 시장은 복잡계(複雜系) 네트워크처럼 산업화·다변화하고 있기에 대중음악의 기본 지식과 본질적 특성은 물론 뮤직 비즈니스의 세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서는 대중음악의 내면과 외면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음악에 대한 감각, 지식이 음악 산업에 대한 직관, 지식과 짜임새 있게 결합되어야 합니다. 이 책은 독자들이 대중음악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음악 시장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파악하게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

“이 책은 국내외 음악 시장의 급변 추세에 맞춰 현시점에서 대중음악과 뮤직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최신 정보와 통찰을 담았습니다. 대중음악에 대한 기본 지식은 물론 케이팝의 성공 요인, 개별 아티스트/기업의 성공 사례를 긍정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분석했고요. 케이팝의 외형에 가려진 우리나라 음악 생태계의 문제점과 병폐를 가감 없이 제시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한국 음악산업을 위한 법제와 정책의 개선점을 모색했습니다.”

-신간의 주된 독자층인 음악 업계 종사자, 아티스트에게 도움이 될 책의 내용 한 부분을 소개한다면?

“브라운과 크녹스의 연구자료를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둘은 사람들이 라이브 콘서트 참여를 결정하는 요인을 분석했는데요. 의외로 티켓값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가장 중요한 참여 동기는 그 시간 그 현장에 ‘특별한 존재의 일원’이 되는 것을 느끼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어떤 팬에게는 가수에 대한 충성도를 표현할 때가 되고, 어떤 팬에게는 새로운 소재의 음악이나 밴드를 경험할 때가 되는 것이죠. 따라서 기획자와 아티스트는 라이브 공연에서밖에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유대감과 만족감을 제공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책은 제가 10여 년에 걸쳐 방송영상, 영화, 드라마, 배우로 이어진 엔터테인먼트 분야 연구를 완결짓는 의미를 지닙니다. 이 책이 음악을 매개로 문화 사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곁에 두고 볼 음악보감으로 자리 잡아 장차 대한민국 음악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콘텐츠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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