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포트] 프랑스 작가 알랭 푸르니에는 생애 딱 하나의 소설을 썼다. 바로 <대장 몬느>다. 이 작품은 공쿠르상 후보로 최종심까지 올랐다. 이 <대장 몬느>가 탄생한 동력이 실은 과도한 자존심, 그와 맞물린 우월의식, 즉 오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희대학교 이재욱이 2018년 프랑스문화예술학회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은 자크 리비에르와 주고받은 편지에서 드러났다. 리비에르는 푸르니에 문학인생의 동반자·조력자로서 절대적인 역할을 했던 비평가이다.

논문은 앞에서 언급한 독특한 성격이 일상의 행복을 향유하는데 치명적 장애물이었지만, 한편 그로 인해 다수의 비평가들이 문학사의 흐름에 비춰 ‘분류할 수 없는 작품’으로 평가하는 <대장 몬느>가 탄생할 수 있던 요인으로 봤다.

알랭 푸르니에의 오만과 그의 소설 창작 관계를 고찰한 이 연구는 연구자가 주목한 그의 성격상 특징이 선행연구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진 바 없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의가 있다.

일종의 3부작으로 계획한 연구의 첫 번째 부분인 이 논문에서 연구자는 여러 자료에서 드러나는 일랭 푸르니에의 ‘독특함에 대한 집착’을 분석하고 있다.

사실 그의 오만은 타인과 다르니 만큼 그들보다 우월하다는 논리가 뒷받침하고 있다. 자신의 존재와 문학창작이 어떤 범주 속에서 평가되는 것에 대한 강한 반발, 때로 자신을 신비화 하려는 경향 등은 결국 그의 오만의 한 발로인 셈이다.

그의 유일한 소설 『대장 몬느』의 유별나게 긴 산고는 이런 이유, 즉 독창성에 대한 집착으로 설명된다. 미셀 레몽 등에 의해 ‘시적 소설’의 효시로 평가되는 이 작품의 탄생은 따라서 오만의 한 긍정적 산물이다.

오만한 자의 한 특징은 ‘여기 지금 hic et nunc’의 자신을 보지 않고 욕망의 투사 체를 자신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알랭 푸르니에의 신비화 경향에 주목하면서 발견되는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투사에 독서의 무의식적 기억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젊은 작가는 독서의 세계와 창작의 세계 사이에서 끊임없는 정체성과의 유희를 벌인 것으로 이 논문은 평가하고 있다. 참고로 푸르니에는 1차 세계대전 때 28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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