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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미술관 입장료가 비싸다는 생각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터다. 소장할 수 없는 그림을 그저 ‘보는’ 것에 적게는 3천 원 많게는 1만 원이 넘는 입장료는 부담스럽다는 생각에서다.대림미술관의 모든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수석 에듀케이터는 <취미는 전시회 관람>(중앙북스.2016)를 통해 대중이 비싸다고 체감하는 미술관 입장료의 오해와 진실을 전한다.저자에 따르면 “미술관에 사람이 이렇게 많이 오면 떼돈 벌겠어요” “입장료가 왜 이렇게 비싸요?” “미술관에 왜 돈을 내고 들어가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이에 미술관은 수익을 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밝혔다. 미술관은 그림을 사고파는 갤러리와 달리 비영리 기관이기 때문에 수익을 낼 수 없다. 국립이나 시립 외에 사립 미술관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티켓을 파는 이유는 입장료가 미술관을 운영할 최소한의 수입이라서다.이어 미술관에 전시를 하나 올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 항목도 밝혔다. 전시 하나를 준비하기 위해서 작가선정, 미팅, 작품 운반, 전시 공간 조성, 홍보물제작, 교육 프로그램 준비 등이 필요하다. 여기에 미술관 스태프들의 월급이 기본적인 지출항목이다.게다가 커다란 건물의 청소와 유지·보수 비용, 각종 공과금과 세금, 파티나 이벤트 비용까지 더하면 비용은 더 든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턱없이 부족해 동원하는 수단이 바로 기부와 후원이다. 흔히 전시 포스터나 리플릿에 기업 이름이 있거나 ‘○○○의 기금으로 운영된다’는 문구가 있는 이유다.저자는 좋은 전시, 좋은 프로그램이 꾸준히 이어지려면 입장료라는 소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래도 미술관 입장료가 부담스럽다면 미술관마다 재량껏 시행하는 ‘무료입장의 날’이나 종종 시행하는 미술관 이벤트에 참여해 무료 티켓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또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다양한 할인 혜택이 주어지니 이를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책은 미술에 대한 전문지식 없이도 미술 감상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접근 방식부터 전시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에피소드 등을 두루 실어 미술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2-05 16:39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술관에서 사진 촬영은 금기시됐다. 플래시 빛이 작품 색을 변화시키거나 작가나 소장자 동의 없이 상업적 용도로 사용한다는 우려, 관람 에티켓 등의 이유에서다. 요즘은 허용하는 곳이 점차 느는 추세다.그러다 보니 발생하는 민폐 상황들이 있다. 미술관 에티켓을 잠시 망각했거나 생각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취미는 전시회 관람>(중앙북스.2016)이 소개한 아주 기본적인 미술관 에티켓을 전한다.사진촬영은 허용범주 내에서 가능하다. 플래시는 작품 속 색의 층을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꺼야 한다. 셀카봉은 꺼내지 않는 편이 좋다. 사진 촬영이 자유로운 미술관에서도 셀카봉 사용을 금지하는 경우가 있다. 작품 손상 위험성이 커서다.셀카에 몰두해 좋은 배경을 찾아 부산스럽게 움직이며 점점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고 관객이 몸이나 가방이 작품에 닿거나 건드릴 가능성이 충분하다. 백팩을 멨다면 특히 몸짓을 주의해야 한다.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작품을 치거나 쓰러뜨릴 수도 있다.또 작품은 눈으로만 봐야 한다는 점이다. 요새 누가 이런 몰상식한 행동을 할까 싶지만 실제로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면 꼭 있다. 대개 ‘뭐 나하나 쯤이야 살짝 만진다고 해서 티가 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이겠지만 자제할 행동이다.종이 한 부분을 계속 만지면 누렇게 변질되듯 수많은 사람의 ‘나 하나쯤이야’가 모이면 작품의 변질로 이어진다. 만약 작가가 이미 작고한 상태라면 작품을 수정 보완할 수 없을뿐더러 배상도 감수해야 한다.곳곳에서 들려오는 ‘찰칵찰칵’ 소리는 감상에 방해가 되고 여기저기 인증샷을 찍으려는 모습은 ‘원작이 주는 감동’ 대신 작은 프레임에 찍히는 이미지를 더 중시하는 모양새다. 모두의 공간인 만큼 타인도 생각하는 성숙한 관람 자세가 필요하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2-05 16:37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 중국 기업 샤오미 설립자 레이쥔이 한 말이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온다며 스스로 갈고 닦아 마음껏 날아오를 태풍이 오는 순간, 바로 적기를 기다리라는 의미다.샤오미가 세계시장에 처음 등장했을 때 애플의 짝퉁이라는 조소가 쏟아졌다. 그로부터 10년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샤오미의 기업 가치는 450억 달러, 한화로 약 52조 원에 달하고 기업이 보유한 특허만도 약 4천여 개다. 6년 된 신생기업이 세계적 기업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했다.이런 성공신화가 거저 얻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41세라는 꽤 늦은 나이에 창업 시장에 발을 들여놨지만, 태풍의 길목에 서는 순간을 기다린 결과일 뿐이다. 레이쥔이 일류 기업을 만들겠다고 다짐한 순간은 막 대학교에 입학했을 무렵부터다.우연히 미국 실리콘밸리의 컴퓨터 기술 혁명을 소개한 <실리콘밸리의 불>을 접하고 꿈을 키웠다. 꿈으로 향한 첫 목표를 2년 안에 대학 과정을 마치기로 세우고 1학년 때부터 동기보다 두 배 많은 학점을 이수했다. 졸업 후 킹소프트에 입사해 단기간에 개발부 매니저를 거쳐 사장을 역임했다. 그때가 스물아홉이었다. 이후 킹소프트를 홍콩 증시에 상장시키고 몇십 개의 회사에 엔젤 투자자로 투자했다.그러던 차에 자신이 가지고 놀기 좋아했던 휴대폰을 두고 온라인과 전통 산업의 결합이라는 기회를 찾아냈고, 이를 창업으로 실천한 것이다. 때를 대비하고 기다린 결과 시장을 읽어내는 눈이 갖춰진 셈이다.<샤오미 스타일>(스타리치북스.2017)은 창업 6년 만에 폭풍 성장을 이뤄낸 샤오미와 레이쥔의 성공 방법과 이를 지탱해 온 철학을 들여다본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2-04 14:39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고객님 이 제품은 27인치 크기에 LED 광원, 풀 HD급 화질입니다. 인터넷 강의를 시청하기에 안성맞춤이죠”매장 직원들이 모니터 크기를 설명할 때 인치(in) 단위를 사용한다. 1인치는 2.54cm이니 27인치는 68.58cm이다. 그런데 막상 27인치 모니터라고 말해도 가로 길이나 세로 길이나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인치는 대체 어디 길이를 가리키는 건가 싶다. 가로? 세로? 사실 대각선 길이다.왜 대각선 길이로 모니터나 텔레비전 길이로 나타낼까. 여기에는 우리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상술이 녹아 있다. 예전에 사용하던 브라운관 텔레비전과 관련 있다. 과거에 화면이 평면이 아니고 특정 곡률을 가진 탓에 중심부가 앞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당시는 이를 대각선 방향으로 표시하는 것이 나름대로 합리적이라 여겨 대각선 길이로 크기를 표시했다.평면 텔레비전이 등장하고서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모니터나 텔레비전을 더 크게 표시할 수 있다는 상업적 코드가 녹아있는 셈이다. 생활에 숨어있는 물리의 핵심원리를 전하는 <교양인을 위한 물리지식>(반니.2017)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1-17 14:56

[더 리포트] 우리는 하늘에 떠 있는 무지개를 볼 수는 있으나 붙잡을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번개도 그렇다. 그런데 방법이 있다. 바로 시다.“시는 번개들을 낚아채는 피뢰침이다. 우리는 마른 하늘에 떠다니는 번개들을 보지만 그것을 붙잡을 수는 없다. 오직 직관의 시들만이 번개들을 낚아채는 기적을 만든다.”시인 장석주의 말이다. 그렇다. 시는 사물을 낚아 단어 속에 가두는 그물이다. 그렇다면 시는 어떻게 붙잡는가. <은유의 힘>(다산책방. 2017)에 그 비밀이 있다. 저자 장석주는 시가 생성되는 비밀의 핵심을 은유라고 본다. 책에 나온 꽃에 대한 은유다. 기막히다.우리 조카딸년들이나 그 조카딸년들의 친구들의 웃음판-서정주, ‘상리과원’꽃망울 속에 새로운 우주가 열리는 파동-조지훈, ‘화체개현’책은 온통 은유로 가득 찼다. ‘은유는 시적인 것의 번뜩임, 시적인 것의 불꽃이다. 은유는 빛을 흩뿌리지만 윤리의 맥락에서 포획되지는 않는다. 포획되는 것이 아니라 불꽃처럼 “창조된 것’(36쪽)이라며 은유를 은유한다. 츨판사 말 대로 ‘시적 상상력의 지평을 무한으로 확장하는 책’이다. 시인 지망생이나 작가, 문장을 좋아하는 일반인이 읽을 책이다.시는 눈먼 부엉이의 노래, 바람과 파도의 외침, 늑대들의 울부짖음, 땅이 내쉬는 깊은 한숨이다. 시인은 이 모든 소리를 듣고 시로 빚어낸다. 시는 단지 의미의 수사학적인 응고물이 아니다. 시는 말의 춤, 사유의 무늬, 생명의 약동이다. 시는 수천 밤의 고독과 술병을 집약하고, 세계를 향해 뻗치는 감각의 촉수들은 천지만물의 생리와 섭리를 더듬는다. (15쪽)

책속의 지식·명문장 | 정지은 기자 | 2017-11-14 13:46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언제부터인가 가정의례 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특히 장례의 경우 급작스러운 상황에 대비해 보험에 들고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크게 상조회사의 상조서비스와 보험회사의 상조보험이 있는데 비슷하게 보이나 차이가 있다. 이를 모른 채 관련 서비스를 고려하고 있었다면 다음 내용을 참고하자.장례를 대비한다는 점을 제외하고 둘은 많은 차이가 있다. 상조회사의 상조서비스는 선납식 할부거래 형태다. 매월 약정한 금액을 가입자가 정해진 기간 동안 납입하다 약정 기간 중 사망하는 경우 계약했던 상조 서비스를 상조회사로부터 받는다.이에 반해 보험회사의 상조보험은 일종의 종신보험과 같은 성격을 지닌 보험이다. 피보험자가 사망 시 약정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동시에 관이나 상복, 수의 등 장례물품 지급과 장례 서비스를 대행한다.또 상조서비스의 경우 납입해야 할 금액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대상자가 사망해도 남은 금액을 계속 납입해야 한다. 한꺼번에 큰 자금이 들어갈 것을 나눠서 내는 개념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그래서 양도도 가능하다.상조보험은 보험이다. 대상자가 사망하면 더 이상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아도 되지만, 만기가 정해져 있어 만기 이후 사망 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보험인 만큼 양도도 불가능하고 보험대상자의 건강에 따라 보험 가입이 거절 될 수도 있다.특히 상조회사의 상조서비스는 예금자보호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큰 차이다. 반드시 상조회사의 재정적 안정성을 점검해야 한다. 부도 시 납부 금액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보험의 실제적 활용 방법을 전하는 <알면 돈 버는 보험 지식>(더문.2017)이 전하는 조언이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1-13 14:30

▲ 청계천 시그니쳐타워 앞 <알비노 고래 Albino Whale>, 이용백 (사진=SNS캡쳐)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청계천로를 걷다 보면 눈에 띄는 조형물이 있다. 청계천 인근 삼일교와 수표교 사이 시그니쳐타워 앞에 큼지막하게 세워진 뼈만 앙상한 하얀 고래다.이 고래는 설치·미디어 아티스트로 유명한 이용백의 <알비노 고래 Albino Whale>이라는 작품이다. 무려 16m의 고래, 왜 몸통은 뼈뿐일까. 그 비밀은 여름에 풀린다, 앙상한 뼈는 작가의 계산된 장치로 여름이면 갈비뼈에서 분수처럼 물이 쏟아져 물줄기가 고래의 살과 근육이 된다. 뼈대에 스프레이 노즐을 설치해 물줄기가 아래쪽으로 토해지도록 설계해 여름이 되어야 고래다운 고래를 만날 수 있다.알비노 고래에는 숨은 의미가 더 있는데 단어 그대로 ‘알비노’란 백색증이다. 피부나 모발, 눈 등에 색소가 생기지 않는 일종의 선천성 돌연변이 유전병이지만, 작가는 이 하얀 고래를 영묘하고 신비로운 대상으로 삼아 ‘큰일, 재물, 부자, 사업체’ 등 모두의 바람을 기원하고자는 의미를 담았다.또 조형물을 보면 머리와 꼬리가 비이상적으로 크게 표현됐는데 여기에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아주 오래전 석유가 지금처럼 생산되기 전, 유일한 기름산업의 원료였던 고래 머리는 중요한 에너지원이자 풍요와 번영을 상징했다. 이를 반영해 하얀 고래의 거대 머리는 기업의 풍요로움을 나타낸다. 우리가 몰랐던 공공미술의 의미와 상징, 가치를 전하는 <공공미술, 도시를 그리다>(재승출판.2017)가 소개한 내용이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1-09 14:41

"함께 어울려 산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가치 있고 아름다운 일이다. 그런데 그저 나만 생각하고 내 이익에만 몰두하여 다른 이들에게 상처주고 소금까지 뿌리는 일들을 너무 많이 본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 나무만도 못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무들은 같은 땅에 함께 자라면서 서로에게 자리를 내주고 제 몫만큼만 차지하며 어울려 산다. 옆 나무 쪽으로는 가지와 잎을 내지 않는다. 나무는 그렇게 함께 사는 배려를 실천하기에 함께 숲을 이룬다. 적어도 나무보다 못한 사람이 되지는 말아야 하겠다." -248~249쪽[더 리포트] <생각을 걷다>(휴. 2017)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문장은 주변 나무에로 시선을 옮기도록 이끈다. 그렇다. 아무리 좁은 공간에서도 나무는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자란다. 울창한 숲 같은 인간사회에서 우리 개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보여주는 명문장이다.<생각을 걷다>는 인문학자 김경집이 히말라야에서 길어온 18가지 화두에 대한 생각의 정수(精髓)를 담은 책이다. 화두는 청년실업 문제, 촛불집회, 독서, 가족, 종교, 아웃도어 문화와 같은 우리사회의 이슈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정지은 기자 | 2017-11-09 09:44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여행은 장소의 이동이 아니라 생각의 이동이다.” 인문학자 김경집이 삶의 사유와 성찰을 담은 <생각을 걷다>(휴.2017)를 통해 밝힌 생각이다.전작 <생각의 융합>, <인문학은 밥이다>, <엄마 인문학>으로 인문학과 융합에 관해 이야기했다면 신간은 저자가 꿈꿔왔던 히말라야 트레킹을 통해 여러 가지 생각 거리를 던진다. 저자 자신을 돌아보는 동시에 ‘설렘, 탈출, 시간, 독서, 두려움, 관용, 공존 청춘, 가족’ 등 18가지 인생 화두를 중점으로 깊이 있는 사유를 전한다.이를테면 5장 ‘묻다’에서는 종교의 의미와 역할에 관해 묻는다. 네팔을 걸으며 그는 곳곳에서 신이 있음을 깨닫는다. 모든 순간에 신이 있다는 것, 삶의 본질을 충실하게 해주는 제대로 된 신앙이나 종교는 자유가 본질이라 말한다. 이와 다르게 강요와 억압을 행사하는 것은 폭력이지 종교가 아니라 규정한다. 하나의 진리만 강요하는 한국에서의 종교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또 트레킹 중에 만난 한국 청춘들의 이야기도 있다. 청춘과 함께 다닐 수 있는 즐거움도 잠시, 청년들의 밝음 모습 이면에 서린 희망 없는 한국의 어두운 면을 듣게 된다. 어른은 반드시 청년의 삶에 주목하고 관심을 기울이며 세상을 바꿔주어야 할 책임이 있음을 상기한다.저자의 발걸음과 함께하는 인생 화두들 속에는 트레킹 중 닿은 인연 말고도 수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고은 시인의 시구부터 전우익 선생의 인생 명언, 반독재 투쟁의 사상적 지주 역할을 했던 무위당 장일순 선생이 남긴 말 등이 적절히 인용되어 또 다른 만남의 묘미로 다가온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1-06 13:04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잘 만들어진 가짜뉴스는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정보의 명쾌함, 흔히 ‘사이다 발언’이라며 통쾌감을 주는 대목이 있다면 듣고 싶은 말을 들려주는 탓에 사실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열광하게 된다.뉴스가 정교하다면 가짜뉴스가 발붙일 틈새도 줄어들겠지만, 이는 뉴스 생산자의 몫만 있는 것이 아니다. 뉴스 소비자 또한 가짜뉴스를 가지는 눈을 갖춰야 한다. 특히 일부 사실에 속지 말아야 한다. 이에 <뉴스가 위로가 되는 이상한 시대입니다>(부키.2017)는 가짜뉴스의 사례를 전했다.일단 뉴스 소비자는 ‘소비형 뉴스’에서 ‘참여형 뉴스’로 뉴스 소비 패턴을 바꿔 일부 사실에 숫자나 법률을 버무려 사실을 왜곡한 뉴스를 가려내야 한다. 오늘날 가짜뉴스는 사실을 일부 포함해 통계나 수치 같은 숫자를 내세워 눈을 가린다. 대부분의 사람이 숫자를 비교 검증해볼 만한 여력이 없다는 빈틈을 노려 일부 사실을 앞세워 숫자나 법률을 덧붙인다.이를테면 2017년 조기 대선 때 5.18 유공자의 자녀들이 공무원 시험에 높은 가산점을 받고 공직을 독식하고 싹쓸이했다는 내용의 가짜뉴스를 꼼꼼하게 따져보면 허점이 드러난다. ‘5.18민주국가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제22조 조항에 따라 유공자의 자녀에게 가산점이 주어진다는 점은 사실이다.그러나 뒤에 붙은 이야기는 다르다. 5.18 유공자 자녀들이 공직을 독식한다거나 싹쓸이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 특정 유공자관련 채용 통계가 따로 없는 데다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전체 유공자수 41만 4071명 중에 5.18관련 유공자 자녀는 4191명으로 1%에 불과하다.게다가 10% 가산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5.18 유공자 유가족은 182명뿐이며 이마저도 과다합격을 막고 있는 쿼터제 때문에 5.18 유공자 자녀들이 독식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따져보면 가짜임이 빤히 드러나는데도 한 소수 정당 조직은 팸플릿과 플래카드를 제작했고 대학가에는 “공부해 봐야 소용없다”는 포스터가 나붙었다.책은 이어 가짜뉴스는 보는 사람의 약점을 파고들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나 욕망을 건드린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상황에 따라 공격 대상만 달라질 뿐 약자를 공격하고 소외시키는 양태는 콤플렉스에 파고든 분노를 약자에게 풀어내는 것이다. 우리가 뉴스를 의심과 고민으로 보아야 하는 이유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1-03 13:28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수돗물을 끓여 마실까 생수를 사서 마실까. 식수를 두고 한 번쯤 했을 고민이다. 수돗물과 생수 무엇이 더 안전할까.둘 다 검사를 받아 안전하다고 하지만 늘 불안하다. 모두 염려스러운 문제가 있어서다. 물을 소독하는 데 사용되는 물질은 다양하다. 먼저 수도관에 있는 여러 미생물을 소독하는데 염소가 쓰인다. 그런데 염소만으로는 미생물 오염을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없다. 장염을 일으키는 로타바이러스류는 소독용 염소에도 살아남는다. 지아르디아 같은 기생충도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미생물에 100% 안전하지 않다는 뜻이다.또 석회질이 많이 들어 있는 경수는 연수화 과정을 거쳐 칼슘 함유량이 감소하지만, 반대로 나트륨 함유량은 증가한다. 알루미늄은 물이 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화에 사용한다. 알루미늄이 뇌 기억 장애, 학습 장애, 알츠하이머병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는 여러 연구 자료를 생각하면 불안은 더하다. 이 밖에 물속에는 질산염이나 농약, 약품과 화장품 잔류물이 포함될 수도 있다.그렇다고 사 먹는 생수가 안전한 것도 아니다. 시중에 파는 생수는 두 종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특별한 성분이 들어 있고 광물 구성이 안정적인 미네랄워터고 다른 하나는 여러 지역에서 나온 물을 섞은 샘물이다. 샘물은 생수와 달리 광물 구성이 안정적이지 않다. 앞서 언급한 농약 및 약품 등 잔류물의 가능성을 떠올리면 지하수의 안전성 여부도 걱정거리다.또 물이 페트병에 담겨 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독일의 한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병에 담긴 미네랄워터를 마시면 환경 호르몬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트병을 만들 때 촉매제로 사용하는 안티모니가 내분비를 교란할 수 있어서다.일상을 뒤덮은 독성물질의 위험성을 전하는 <우리는 어떻게 화학물질에 중독되는가>(흐름출판.2017)의 우려다. 책에 따르면 수돗물은 어디나 비슷하며 어느 정도 잔류물과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을 수 있다. 물 처리 과정 중 알루미늄 응집제 문제, 병원 폐수에 따른 약품 잔류물 문제, 농약 유입 등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를 안고 있지만, 건강과 환경을 고려해 장점 대비 위험성을 따졌을 때 페트병에 담긴 생수보다 수돗물이 더 낫다고 전한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1-02 13:07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때로는 강렬한 추천사가 책의 전반을 대변하기도 한다. <육아살롱 in 영화 부모3.0>(스마트비즈니스.2017)에 실린 방송인 최불암 씨의 탁월한 추천사가 그런 경우다.“아버지란, ‘가슴속에 쉽사리 해석하지 못할 시(詩)를 품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추천사에 따르면 그가 유길촌 연출의 <아버지>에서 30대 젊은 나이에 교장직으로 퇴직한 아버지 역을 맡으며 얻은 아버지에 대한 통찰이다. 당시 드라마 속 아버지는 아내의 빈소를 찾아준 사돈에 대한 답례 겸 시집간 딸 얼굴이 보고 싶어 큰딸 집으로 찾아간다.신문지에 싼 볼품없는 돼지고기 한 근을 들고 찾아온 초췌한 아버지 모습을 본 큰딸은 너무도 안쓰럽고 속이 상한 나머지 돌아가라고 울음 섞인 고함을 지른다. 그렇지만 별다른 대꾸 없이 우물쭈물 돌아서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그려졌다. 그는 별다른 대사 없이도 아버지의 아픔은 보는 사람의 가슴으로 곧바로 옮겨붙었다고 표현했다.책은 자식을 향한 두 아버지의 그런 시가 담겼다. 30대 아빠 윤 씨 아저씨와 40대 아빠 김 씨 아저씨가 만나 정답 없는 육아의 고민과 육아의 꿀팁들을 30편의 영화를 통해 제시한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0-16 14:03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림태주 시인은 자신을 선생 ‘님’ 말고 “태주 씨”라 불러주길 바란다. 이왕이면 “보고 싶은 태주 씨”가 제일 듣고 싶다며 <이 미친 그리움>(예담.2014)에 보드라운 봄볕처럼 쓰다듬어주고 싶은 호칭이라 덧붙였다.그가 ‘님’ 대신 ‘씨’를 붙여 달라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요즘 ‘~님’이라는 호칭은 본디 의미보다 거품이 잔뜩 꼈다. 이와 관련해서 한 사례를 들었다.한때 어느 야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씨’라 호칭해서 막말 파문이 일어난 바 있다. 이에 당시 인하대 최원식 교수가 ‘씨’의 올바른 사용에 대해 통렬한 글을 남겼는데 내용은 이렇다.원래 ‘씨(氏)’는 막말이 아니라 대접하는 말이다. 한국처럼 존비법이 발달한 일본도 우리말 ‘씨’에 해당하는 ‘상(さん)’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한다. 수상에게도 ‘아베 상’이라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우리말도 그랬다. 원래 ‘선생님’보다 ‘선생’이 훨씬 격이 높았다. 백범 김구 선생이 ‘선생님’이 아니고 이순신 장군도 ‘장군님’이라 부르지 않았다. 궁중에서도 지존에게 ‘상감마마’ ‘대비마마’라며 ‘마마’를 붙이지만, 상궁에게는 ‘님’을 붙여 ‘마마님’이라 불렀다. 한마디로 ‘님’자를 붙이면 한 수 아래가 된다는 설명이다.우리가 존칭이라 여기며 습관적으로 붙여온 ‘님’, 좀 더 애교스럽게 부르는 ‘쌤’은 그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호칭이지 본래 쓰임과는 차이가 있다는 내용이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09-28 12:40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슈퍼맨에게 망토란 뭘까. 사실 하늘을 날 때 망토는 공기의 저항을 극대화하는 방해요소가 아닌가.<밤에 읽는 소심한 철학책>(쌤앤파커스.2016)의 저자는 초월적 능력이 아닌 합리적 첨단과학으로 무장한 배트맨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모순이라 지적한다. 쫄쫄이 타이즈의 남정네들이라니, 망토 빠진 슈퍼맨이나 배트맨은 소스 빠진 탕수육 느낌이다.저자에 따르면 그들에게 망토는 정체성과 같은 상징이다. 이를 바라보는 대중은 펄럭이는 망토로 속도감을 대리 체험한다. 이를테면 영화를 통해 대중이 소비하는 것은 실용적 기능이 아니라 추상적으로 절대화한 이미지라는 설명이다.책은 이처럼 현대인들은 꿈을 소비하는 존재라 정의한다. 철학자 보드리야르가도 따르면 우리는 일종의 ‘상징’을 소비함으로써 자신의 욕망이 조금이나마 실현되었다는 대리만족을 즐긴다고 해석했다. 명품의 교환가치를 품질보다 ‘상징’에 두는 것도 상품을 둘러싼 역학관계, 즉 ‘차이’를 가진 데서 오는 만족감이라 덧붙였다. 슈퍼맨의 망토는 우리가 상품이 지닌 실질적 실용성보다 상징성을 더 욕망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인 셈이다.이처럼 슈퍼맨의 망토로 출발한 사유는 꿈을 소비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속성, ‘차이’를 갈망하는 소비하는 인간, 소비 심리 이면에 깔린 문제들로 확장된다. 책은 일상의 순간들에 존재하는 정서를 니체, 키르케고르, 들뢰즈 등을 통해 ‘철학적 사유’라는 흥미로운 키워드로 풀어낸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09-25 13:21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서울 강서구 장애인 특수학교 논란은 충격이었다.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무릎 꿇은 부모 모습에 사람들은 우리 사회의 천박함에 말을 잃었다.호주의 작은 거인 스텔라 영을 아는가. <가만한 당신>(마음산책.2017)이 소개한 그는 과자 먹다 사레가 들려 쇄골이 부러질 정도로 뼈가 약하고 변형되는 ‘불완전골형성증’ 질환을 가진 채 태어났다. 장애인이었지만, 코미디언 겸 방송인, 칼럼니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장애는 나쁜 것도, 특별한 것도 아닙니다.”장애인을 특별히 대하는 모든 호의조차 악의 못지않게 해롭다는 말이다. 이런 마당에 교육받을 권리를 집값, 내 아이의 주변 염려라는 이기심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아인슈타인은 “상식이란 18살 이전에 마음에 깔린 한 층의 편견”이라 말했다. 지성인의 상식이란 마음에 깔린 한 층의 편견을 깨는 게 아닐까.책은 상식이어야 하지만 여전히 상식으로 자리 잡지 못한 가치를 위해 투쟁하다 세상을 뜬 서른다섯 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09-22 15:18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3월 나주 우체국 집배원 자살’, ‘7월 안양 우체국 집배원 분신자살’, ‘9월 5일 서광주 우체국 집배원 자살’까지. 잇단 집배원 자살 소식에 살인적 노동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사람을 기계 취급하는 시스템은 결국 죽음으로 내모는 흉기가 되버렸다.이런 일은 집배원뿐만 아니라 ‘배달’을 주 업무로 하는 택배 기사들에게서도 일어난다. 근무환경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알고 있는가. ‘배달’은 아주 신성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단어의 어원으로 세계사에 흥미를 돋우는 <하루 3분 세계사>(시공사.2017)에 따르면 배달을 의미하는 영어delivery는 프랑스어에서 차용한 말로, 뿌리는 ‘해방시키다’는 의미의 동사 délivrer다. 죄인을 풀어준다고 할 때도 쓰는 단어다. 상품 배달의 경우 주문자에게 물품을 풀어주는 행위는 일종의 해방인 셈이다.또 délivrer와 같은 어원의 프랑스 동사 liver는 영어 동사 liberate와 형제다. 공통적인 해석 역시 해방시키는 행위로 속박의 상태에서 풀어준다는 뜻이다. 프랑스어 délivrer는 영어에 deliver를 남겼는데 여기에 여러 의미가 추가되었다.먼저 ‘출산하다’라는 뜻이다. 어머니의 뱃속에 열 달 동안 안전하게 있던 아이가 바깥으로 나온다는 의미다. ‘자기 생각을 남에게 말한다’는 뜻도 있다. 머리에 가둔 생각을 밖으로 표출한다는 의미다.그런가 하면 영어 동사 liberate는 라틴어 동사 liberate에서 나와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로 들어간 말이다. 가톨릭에서 사람이 죽으면 장례미사를 치르는데 이때 망자의 영혼이 천국에 가길 바라는 기도문Libera me도 라틴어 동사 liberate를 사용한다.배달 delivery의 어원에 이처럼 신성한 의미들이 깃들어 있다는 점을 새긴다면 그들을 기계 취급하는 일은 더욱 없어야 할 터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09-21 13:39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무려 1400년간 존속한 나라, 로마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국이다.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가 통치했던 기간부터 180년까지를 태평성대로 여길 만큼 그의 정치적 능력은 탁월했다. 불과 19세에 황제로 등극해 권력자들과 노련한 정객인 원로원을 모두 제압했다.그런데 이처럼 위대한 황제의 이름에 의외의 뜻이 숨어 있다. 아우구스투스Augustus라는 이름은 ‘존엄한 자’라는 의미로 그가 황제에 오르면서 원로원 의원들에게 받은 이름이다. 즉위 전 본명은 가이우스 옥타비우스(Gaius Octavius)다. 뜻은 알고 보니 ‘막둥이’였다. 황제의 본래 이름이 막둥이라니 귀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그렇게 해석될까 궁금증을 자아낸다.본명 중 ‘가이우스’는 당시 로마에서 가장 흔한 이름 중의 하나였고 ‘옥타비우스’는 8번째 아들이라는 뜻이다.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막내 혹은 막둥이인 셈이다. 음악에서 8음계를 octave라 하고 다리가 여덟 개인 문어를 octopus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단어의 뿌리를 기반으로 세계사를 살피는 <하루 3분 세계사>(시공사.2017)가 소개한 내용이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09-21 1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