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이 노벨상을 받는 비율은 22%다. 그 중 노벨 경제학상은 42%에 달하고 세계 억만장자 중 30%가 유대인이다. <포춘> 성정 500대 기업 CEO 중 유대인 비율은 10% 이상 차지한다. 미국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4대 연속 유대인이다. 세계 최고 민족으로 꼽히는 비결이 뭘까.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교육’에 답이 있다.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크게 신앙교육과 가정교육으로 양분된다. 유대인들은 세 살 때부터 <토라>를 암송한다. 토라는 구약성서 앞부분의 5권인 ‘모세 5경’으로 헌법과 같은 역할을 하는 율법서다. 신앙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삶 속에 실천해야 할 덕목들을 어렸을 때부터 확고하게 다지려는데 목적이 있다.또 지혜의 보고라 불리는 <탈무드>는 <토라>와 구전 율법 및 해설서를 함께 모은 책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혜를 망라해 놓았다. 이를 바탕으로 유대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며 논쟁한다. 정답을 정해놓지 않고 권위로 누르지 않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때까지 말이다.가정교육에 해당하는 하브루타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부모뿐만 아니라 친구, 선생님과도 짝을 지어 질문, 대화, 토론, 논쟁하는 문화 자체를 가리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신앙교육과 가정교육이 유대인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는 원동력이다. <질문하는 독서법>(평단.2018)이 소개한 내용이다.책은 여기에 유대인이 교육에서 제일 강조하는 세 가지도 덧붙였다. 독서, 모든 것에 의문을 품고 당연히 여기지 않는 질문하는 자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다. 세 가지 덕목이 하브루타에 포함되어 있다고 전한다.배경지식이 없이는 질문도 어렵다. 책은 배경지식의 밑거름이 될 테고, 대화를 위해서 질문과 토론, 논쟁은 필수다. 질문하라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마는 한국인에게도 꼭 필요한 덕목이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01-24 14:54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요즘은 취학 전 한글 떼기, 알파벳 떼기는 선행학습도 아니다. 수학, 과학, 한자 등 과목별 학습지와 영어 유치원, 체육, 수영 등 예체능 교실까지 선행되는 실정이다. 그림책 읽기를 경쟁적으로 시켜 과잉 독서 형태를 띠기도 한다.그런데 과도한 독서나 조기교육이 아이 두뇌의 신경회로에 과부하를 가져올 수도 있다. 신경회로는 자극이 많을수록 그 가지가 증가하지만, 적절한 자극이 없으면 약화하여 복구가 어려워진다. 가령 초독서증이나 자폐스펙트럼장애도 과도한 조기교육에서 비롯된 질병이다.초독서증은 유아기에 가장 좋은 교육의 하나인 그림책 읽기가 과잉 독서 형태로 바뀌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두뇌가 미성숙한 아이에게 텍스트를 과도하게 주입한 결과, 의미는 전혀 모르고 기계적으로 문자를 암기하게 된 상태를 말한다.나이에 비교해 어려운 단어를 쓰거나 문어체로 말해 겉보기에 영재나 천재처럼 보일지 몰라도 자신이 말한 내용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대개 대인관계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또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소아기 때부터 나타나는 광범위한 신경발달장애다.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 문제를 보이고 행동 패턴이나 관심사, 활동 범위가 한정되어 반복적인 것이 특징이다. 자폐성장애, 아스퍼거장애, 소아기 붕괴성장애 등 발달장애를 아우르는 용어다.놀라운 점은 영재로 소문난 아이도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한 영재아이의 경우, 생후 20개월에 글자를 읽기 시작해 만 2세가 되기 전 한글을 뗐다. 영어 동요도 부르고 만 3세가 되자 혼자 그림책을 읽었고 만 5세가 되었을 때 독서 수준은 초등 고학년을 넘었다.문제는 학교에 입학하고 드러났다. 담임선생님의 질문에 엉뚱한 내용을 중얼거리고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모르는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고 해박한 지식이 있는 건 분명했지만 그 내용이 상황에 착착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없었던 것. 결국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았다. <아이 1학년 엄마 1학년(2018)>(길벗.2017)의 저자 소아 정신과 전문의가 전하는 이야기다.취학 전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으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사회적 규범, 약속을 배워야 할 때다. 타인과 소통하는 방식도 이때부터 학습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아이의 두뇌발달과정을 고려한 학습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토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2-18 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