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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이 노벨상을 받는 비율은 22%다. 그 중 노벨 경제학상은 42%에 달하고 세계 억만장자 중 30%가 유대인이다. <포춘> 성정 500대 기업 CEO 중 유대인 비율은 10% 이상 차지한다. 미국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4대 연속 유대인이다. 세계 최고 민족으로 꼽히는 비결이 뭘까.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교육’에 답이 있다.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크게 신앙교육과 가정교육으로 양분된다. 유대인들은 세 살 때부터 <토라>를 암송한다. 토라는 구약성서 앞부분의 5권인 ‘모세 5경’으로 헌법과 같은 역할을 하는 율법서다. 신앙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삶 속에 실천해야 할 덕목들을 어렸을 때부터 확고하게 다지려는데 목적이 있다.또 지혜의 보고라 불리는 <탈무드>는 <토라>와 구전 율법 및 해설서를 함께 모은 책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지혜를 망라해 놓았다. 이를 바탕으로 유대인들은 어린 시절부터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며 논쟁한다. 정답을 정해놓지 않고 권위로 누르지 않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때까지 말이다.가정교육에 해당하는 하브루타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부모뿐만 아니라 친구, 선생님과도 짝을 지어 질문, 대화, 토론, 논쟁하는 문화 자체를 가리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신앙교육과 가정교육이 유대인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는 원동력이다. <질문하는 독서법>(평단.2018)이 소개한 내용이다.책은 여기에 유대인이 교육에서 제일 강조하는 세 가지도 덧붙였다. 독서, 모든 것에 의문을 품고 당연히 여기지 않는 질문하는 자세,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다. 세 가지 덕목이 하브루타에 포함되어 있다고 전한다.배경지식이 없이는 질문도 어렵다. 책은 배경지식의 밑거름이 될 테고, 대화를 위해서 질문과 토론, 논쟁은 필수다. 질문하라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마는 한국인에게도 꼭 필요한 덕목이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01-24 14:54

▲ 주세페 데 리베라, <안짱다리 소년>,1642년, 파리 루브르박물관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활짝 웃는 얼굴에 해맑음이 묻어난다. 자세히 보니 신체 비율이 이상하다. 상체와 하체가 5:5로 보인다. 심지어 맨발에 손은 굽어 있다. 주세페 데 리베라의 작품 <안짱다리 소년>이다.<미술관에 간 의학자>(어바웃어북.2017)의 저자는 의사의 눈으로 명화를 바라보자면 의학적으로 작품 제목이 틀렸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소년은 안짱다리가 아니라 선천적 기형으로 발이 굽는 장애를 가진 ‘내빈족 환자’다. 안짱다리는 흔히 O자 다리를 말하는데 대부분 성장하면서 다리 모양이 자연스럽게 교정되고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는다.신생아 1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질병으로 내반족 장애아동 중 절반은 두 발에 모두 장애가 나타난다. 그림 속 소년은 내반족 비대칭으로 왼발에만 장애가 있다. 대개 팔에도 기형이 함께 발생하고 남자가 여자보다 두 배 정도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출생 당일부터 정확한 교정 치료를 해야 한다고 전한다. 명화를 의학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이다.스페인 화가 주세페 데 리베라는 귀족들의 초상화나 장식적인 그림을 주로 그리던 시대에도 이처럼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는 배경설명도 덧붙였다. 장애에도 불구하고 밝은 미소를 가진 소년의 표정은 당당해 보인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01-18 15:47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한국인의 독특한 술자리 문화인 ‘술잔 돌리기’는 언제부터 등장했을까.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2018.휴머니스트)에 따르면 술잔 돌리기는 고대 중국의 술 마시는 예법에서 시작되었고, 조선 시대 양반들의 제사와 풍속 교화를 통해 지속하였다.본래는 왕과 신하, 웃어른과 아랫사람, 주인과 손님 간에 공경과 답례의 의미를 담은 술 마시는 예법이었다. 이를 이르는 말이 ‘수작(酬酌)’이다. 수작은 술잔을 주고받는다는 뜻을 지닌 용어로 술을 마실 때 상대방이 나의 술잔을 채워줄 때까지 기다렸다 마시는 방식을 말한다. 수작의 ‘수(酬)’는 주인이 손님에게 술을 권한다는 뜻이고, ‘작(酌)’은 액체를 따른다는 글자로 손님이 답례로 주인에게 술을 따른다는 뜻을 담고 있다.흥미로운 점은 술잔 돌리기 문화가 비단 한국에만 있는 관습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오키나와현의 최남단에 위치한 미야코지마 섬 사람들도 술을 마실 때 술잔을 돌린다. 이들은 매우 슬픈 일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 ‘오토리’라는 회식을 갖는데 참석자 중 한 사람이 “오토리를 돌려볼까요?”라 말하면서 마치 파도타기처럼 차례차례 술잔을 돌린다.또 남태평양 피지에서도 만날 수 있다. 귀한 손님이나 친구가 집에 오면 사람들이 모여 ‘카바’라는 술을 마시는데 회식 주도자가 카바가 가득 채워진 술잔을 손님에게 갖다 준다. 손님은 박수 속에서 단숨에 다 마시고 다시 빈 잔을 주도자에게 건네는 식이다.책은 이처럼 한국인은 왜 술잔을 돌리는지, 왜 신발을 벗고 방에서 식사하는지, 현대에 이르러 밥을 스테인리스 스틸 그릇에 담게 되었는지 등 식사 방식의 역사를 음식문화사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01-18 12:06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성공을 결정하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즐기고 싶은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이다.”<신경 끄기의 기술>(갤리온.2017)의 저자 말이다. 그는 ‘무엇을 위해 투쟁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존재를 규정한다며 성공이나 행복으로 가는 길의 질문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성공의 길이 꽃길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사실 굴곡이 없을 리 없다. 그는 성공과 행복으로 가는 길의 고난을 ‘똥 덩어리와 치욕’이라며 우리가 어디로 가든 그곳에는 200kg짜리 똥 덩어리가 있다고 직언한다.이때 중요한 점은 결국 그 똥 덩어리를 대하는 자세다. 똥 덩어리에서 도망치는 게 아니라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똥 덩어리를 찾으라는 것. 한마디로 어차피 예견된 고난이라면 견딜 수 있는 범주의 고통을 찾아 선택하라는 뜻이다.가령 야근과 사내정치라는 고난을 즐기는 워커홀릭은 초고속 승진이라는 성공의 꿀맛을 보고, 배고픈 예술가가 생활에 따라오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견딘다면 결국 예술가로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논리에서다.현실을 적나라하게 지적하지만 유쾌하고, 역설적이고 기지 넘치는 문장들을 대하다 보면 현실에 발을 딛고 고난을 정면대응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01-16 18:51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최초 운동화는 신발 회사가 아닌 타이어 회사가 1892년에서야 발명했다. 그 이전에 지구상에는 운동화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다른 신발과 운동화의 큰 차이는 밑창이 고무 재질이라는 점이다. 고무로 타이어를 제작하던 사람들은 고무로 신발 밑창을 만들면 또각또각 소리가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볍게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이에 타이어 제작사인 US러버사가 1892년 최초로 운동화를 제작했고 상품명을 ‘스니커’로 정했다. 오늘날 운동화류를 ‘스니커로’지칭하게 된 배경이다. 초창기 운동화는 다른 신발에 비해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신을 수 있었지만, 운동에서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 오늘날 편리한 운동화가 탄생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했다.기민하게 움직여야 하는 운동에 적합한 운동화를 개발한 인물은 오리건 대학의 육상선수인 필 나이트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운동화 제작 사업에 뛰어든다. 1964년 미국 육상 경기 대회장에서 자신이 개발한 운동화를 직접 판매했고 2년 후 회사 이름을 ‘나이키’라 정했다.지금이야 소비자가 자신의 신발을 직접 디자인할 수 있지만, 당시 나이키가 공급했던 운동화는 불과 5종류였다. 이 내용은 <재미없는 영화, 끝까지 보는 게 좋을까?>(나무를심는사람들.2017)에 나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01-11 15:10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한국인은 대개 숙취로 인해 해장 할 때 얼큰하거나 맑은 국물을 찾는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어떨까.중국인은 과음한 다음 날 보통 진하게 달인 녹차에 레몬이나 식초를 넣어 마시거나 죽 또는 ‘싱주링’이라는 전통차를 마신다. 싱주링은 인삼, 귤껍질, 칡뿌리 등 6가지 천연 재료를 섞어 만든 차로 기원전 200년부터 전해온다. 사천 지방과 광둥 지방은 우리와 비슷하게 국물로 해장한다.미국에서는 피자나 햄버거 같은 기름진 음식으로 해장하는 사람이 많다. 자정 무렵 술 마신 사람들이 햄버거 가게 앞에 길게 줄 선 풍경은 종종 볼 수 있다. 또 ‘프레리 오이스터’라는 음료도 숙취 해소 음식으로 사랑받는데 날달걀이나 노른자위에 소금과 후추, 브랜디 등으로 간을 맞춘 음료다.영국은 한국만큼 술 문화가 발달한 곳으로 유명한 해장 음식이 있다. 이른바 ‘얼스터 프라이’로 달걀 프라이와 토마토, 소시지, 버섯 등을 함께 먹는다. 여기에 꼭 마셔야 하는 숙취 음료로 홍차가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핀란드는 절인 청어로 만든 전통음식으로 해장한다. <우리가 몰랐던 세계 문화>(인물과사상사.2013)에 실린 내용이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01-09 16:06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스포츠를 관람하는 태도에도 문화적 성향이 깃든다. 한국, 미국, 일본 세 나라의 야구 경기 관람 문화만 비교해보아도 재미있는 차이가 드러난다.한국은 야구를 관람하고 나면 체력소모가 심하다. 치어리더나 응원단장의 주도로 대개 열정적인 응원을 몇 시간에 걸쳐 하다 보면 웬만한 사람은 피로감을 느낀다. 특히 응원단장의 지휘나 관중석에서 시작된 파도타기가 유독 많았던 경기라면 더하다.또 한국의 야구장에는 선수 개개인을 응원가가 있어 선수가 등장할 때 울려 퍼지는 테마송과는 다른 노래다. 선수 개인 응원가 30곡은 들어야 경기가 끝나는 셈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치어리더나 응원단장이 응원을 주도하지 않는다. 이따금 구단 마스코트가 덕아웃 위에 올라가 흥을 돋우거나 전광판을 통해 박수나 함성 등을 유도하는 정도다. 단체로 응원을 하기보다 휴식을 취하며 야구 자체를 즐기는 분위기다.일본은 어떨까. 일본의 경우 내야와 외야에서 자유롭게 응원할 수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1970년대 중반부터 사설 응원단이 외야에 자리 잡고 응원하는 문화가 정착됐다. 또 깃발 사용에도 구단의 허가를 받거나 복장은 원정 유니폼으로 통일하는 등 미묘한 차이가 있다. <우리가 몰랐던 세계 문화>(인물과사상사.2013)에 소개된 내용이다.책은 세계와 우리 문화라는 비교의 거울을 통해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24가지 질문을 던진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01-09 16:01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지금이야 뜨거운 물과 컵만 있으면 차를 즐길 수 있지만, 본래 차는 소수의 사람에게 약으로 쓰였다. 차와 관련한 가장 유력한 설은 중국 전설상의 황제 신농(神農)의 이야기다. 하지만, 차나무의 재배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약 7000년 전 중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티 아틀라스>(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2018)에 따르면 최초의 차는 중국 동부의 톈뤄 산 한 수도원의 정원에서 재배되어 의약품으로 처방했다. 주로 구토나 피로 등의 증상을 제거하고 정신을 고양시켜 종국에 체질을 개선하는 데 의의가 있었다. 이때부터 줄곧 몸과 마음의 기력을 회복시키는 약재로 사용됐다.그러다 7~10세기 당나라 시대에 이르러 오늘날 후난성의 톈먼 산에 살던 육우(陸羽,733~804)가 차에 관한 <다경>(茶經)을 발간한다. 이 시기 차는 약용으로서뿐 아니라 맛으로도 인기가 높았지만, 극히 소규모로 생산해 영적으로 수양하는 승려들이나 귀족 엘리트들만 향유하는 문화로 오랫동안 자리해 지배 계층의 부와 문화를 과시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책은 차의 기원부터 수확, 가공과정, 역사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다뤘다. 차의 세계에 입문하는 일반인이나 막 시작하는 전공자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채로운 사진과 흥미로운 이야기가 곁들여져 있다. 차의 세계에 첫 길잡이로 적절하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01-09 15:56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시각장애인도 꿈을 꿀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각장애인도 정상인처럼 꿈을 꾼다. 다만 그들이 꾸는 꿈은 형태가 다르다. 언제부터, 얼마나 오랫동안 앞을 못 보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태어날 때부터 앞을 못 보는 사람의 경우 시각적 형상을 전혀 만들어내지 못한다. 처음부터 시각 기능이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각을 통하여 보지 못한 다른 방법으로 사물을 인지한다.다시 말해 다른 감각기관을 통해 사물을 파악하고 이해해 나름대로 사물에 대한 상을 만들어낸다. 이는 깨어 있을 때 시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들로 사물을 파악하고 이해해 자신만의 고유한 형상을 창조하는 방법과 동일하다.사고로 시력을 상실한 경우는 다르다. 처음에는 정상인과 똑같은 방법으로 꿈을 꾼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시각적 형상에 대한 기억이 둔해지면 점차 태어나면서부터 시각 장애인이었던 사람의 경우를 닮아간다. 다른 감각을 이용해 만들어내는 형상이 꿈으로 변해서다.꿈이란 정서의 해소를 도와주는 창구라 전하는 <꿈을 읽다>(책읽는귀족.207)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책은 꿈에 대한 다양한 사례와 해설을 통해 꿈의 정의와 의미, 고대인의 꿈, 예시적인 꿈, 몸 건강 관련 꿈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01-02 14:22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2018 무술년(戊戌年) 새해에 마주친 명언의 의미가 남다르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꼽은 최고의 SF>(살림.2017)의 한 저자는 미국의 극작가 리로이 존스가 남긴 명언을 통해 ‘도약’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운다.“노예가 노예로 사는 삶에 너무 익숙해지면 놀랍게도 자신의 다리를 묶고 있는 쇠사슬을 서로 자랑하기 시작한다. 어느 쪽의 쇠사슬이 더 빛나는가, 더 무거운가. 그리고 쇠사슬에 묶여 있지 않은 자유인을 비웃기까지 한다.” (본문 중), 리로이 존스의 명언우리 속담으로 치자면 ‘우물 안 개구리’쯤 되겠다. 새해 새 다짐으로 이만한 문장이 또 있을까 싶다. 그동안 온갖 것들을 ‘나’에 맞춰 보았다면 ‘우리’로, 국내 이슈에만 머물렀다면 ‘국제’로 관심을 넓힐 때 생각의 폭 또한 달라질 것이다. 한계점이 가득한 시선으로는 바깥세상의 형편을 제대로 읽을 리 만무하다. 익숙함이 안일함이 아니었는지 경계하고 한계에 도전할 일이다.책은 카이스트 학생들이 꼽은 SF 인생작을 소개하며 각 작품의 매력 포인트, 연결된 사회문제, 파생된 생각 등을 다뤘다. 과학과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접할 수 있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01-02 14:15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요즘은 취학 전 한글 떼기, 알파벳 떼기는 선행학습도 아니다. 수학, 과학, 한자 등 과목별 학습지와 영어 유치원, 체육, 수영 등 예체능 교실까지 선행되는 실정이다. 그림책 읽기를 경쟁적으로 시켜 과잉 독서 형태를 띠기도 한다.그런데 과도한 독서나 조기교육이 아이 두뇌의 신경회로에 과부하를 가져올 수도 있다. 신경회로는 자극이 많을수록 그 가지가 증가하지만, 적절한 자극이 없으면 약화하여 복구가 어려워진다. 가령 초독서증이나 자폐스펙트럼장애도 과도한 조기교육에서 비롯된 질병이다.초독서증은 유아기에 가장 좋은 교육의 하나인 그림책 읽기가 과잉 독서 형태로 바뀌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두뇌가 미성숙한 아이에게 텍스트를 과도하게 주입한 결과, 의미는 전혀 모르고 기계적으로 문자를 암기하게 된 상태를 말한다.나이에 비교해 어려운 단어를 쓰거나 문어체로 말해 겉보기에 영재나 천재처럼 보일지 몰라도 자신이 말한 내용이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대개 대인관계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또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소아기 때부터 나타나는 광범위한 신경발달장애다.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 문제를 보이고 행동 패턴이나 관심사, 활동 범위가 한정되어 반복적인 것이 특징이다. 자폐성장애, 아스퍼거장애, 소아기 붕괴성장애 등 발달장애를 아우르는 용어다.놀라운 점은 영재로 소문난 아이도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한 영재아이의 경우, 생후 20개월에 글자를 읽기 시작해 만 2세가 되기 전 한글을 뗐다. 영어 동요도 부르고 만 3세가 되자 혼자 그림책을 읽었고 만 5세가 되었을 때 독서 수준은 초등 고학년을 넘었다.문제는 학교에 입학하고 드러났다. 담임선생님의 질문에 엉뚱한 내용을 중얼거리고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모르는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고 해박한 지식이 있는 건 분명했지만 그 내용이 상황에 착착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없었던 것. 결국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았다. <아이 1학년 엄마 1학년(2018)>(길벗.2017)의 저자 소아 정신과 전문의가 전하는 이야기다.취학 전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으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사회적 규범, 약속을 배워야 할 때다. 타인과 소통하는 방식도 이때부터 학습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아이의 두뇌발달과정을 고려한 학습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토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2-18 13:50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구미호는 한국 전설에서는 대개 무섭고 부정적인 이미지이지만, 과거 여우신을 모시는 무당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건대 어느 시점까지는 여우도 상당히 중요한 존재였다.어떤 전설에서는 여우가 일정 기간 수행할 때마다 꼬리가 갈라지고 아홉 개가 되면 불사의 존재가 된다고 한다. 여러 개 꼬리 달린 여우가 더 전능한 힘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다. 그런데 어쩌다 여우 꼬리가 여덟이나 열이 아니고 아홉이 되었을까.<문화로 읽어낸 우리 고대사>(휘즈북스.2017)에 따르면 구미호(九尾狐)의 아홉 개의 꼬리는 달의 변화수를 뜻한다. 도교 계통의 책이나 비결서에서 달의 변화수를 ‘구변구복(九變九復)’이라 표현하며 달이 뜨는 위치 변동을 가리킨다.가령 관찰자가 있는 신전이나 집의 동쪽에 산이 있다고 할 때 매월 보름에 뜨는 달의 위치가 다르다. 그 변화는 같은 방향으로 아홉 번 바뀌고, 이후 매년 반대 방향으로 바뀌어 18년마다 한 번 왕복하는 주기를 띄는 것.게다가 달의 차고 기우는 속성은 ‘재생과 부활’이라는 죽음과 생명의 연속성이 깃들어 남다른 상징성을 가진다. 구미호의 꼬리가 여덟이나 열이 아닌 아홉 개가 된 이유가 달의 아홉 번의 변화수에 있었다는 흥미로운 대목이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2-14 15:57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최초의 치즈는 기원전 4000년경 중앙아시아에서 만들어졌다는 게 정설이다. 단백질 공급원으로 유용했고 이후 개량된 치즈는 유럽으로도 전해졌다. <오디세이>에도 치즈에 대한 찬양이 있을 정도로 인류는 치즈에 대해 남다른 애정이 있다.그런데 구더기가 섞인 치즈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치즈와 구더기라니 의외의 조합이지만, 치즈는 형태나 조직 맛에 따라 수천 가지로 분류하니 있을 법한 일이다.<통조림의 탄생>(재승출판.2017)에 따르면 구더기가 있는 치즈는 의외로 많은 지역에서 생산된다. 예컨대 아브루초의 마르체토, 칼라브리아의 카수 뒤 콰규, 고르시카의 크스주 메르쥐, 프리울리 베네치아지울리아의 살타렐로, 스페인의 카브랄레스 등이다.이 치즈들은 곤충을 이용해서 독특한 향과 맛, 질감을 나타낸다. 일부는 치즈파리의 유충과 구더기가 치즈를 먹고 소화하는 과정에서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를 분비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접시에 종종 구더기가 등장하는 이유다.구더기가 접시에 치즈와 구더기가 함께 담겨있다니,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공포에 가깝다. 하지만 책은 치즈 애호가들에게 그다지 낯선 장면은 아니라 전한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2-13 13:15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무엇에도 미혹되지 않는 나이를 논어에서는 불혹이라 했다. 정말 나이와 탐욕은 반비례 그래프가 성립할까. 나이와 탐욕의 관계를 일부 심리학에서 ‘스크루지 효과’로 설명한다.스쿠루지 효과란 인간은 나이가 들거나 죽음의 공포가 강렬해질수록 기부에 대한 의도가 더욱 크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은 물질에 대한 욕심을 물리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한마디로 나이가 들면서 탐욕이 감소하는 원인은 ‘죽음의 공포’에서 비롯된다는 말이다. 심리학에서는 이처럼 나이와 탐욕 문제를 공포 관리 이론으로 설명한다. 죽음이 찾아들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대처하기 위한 일종의 심리적 기제인 셈이다.또 자신의 소멸과 대비되는 영생이나 불멸의 상징과 가까워지려는 경향도 보인다. 후손을 위해 애쓰거나 사후 세계를 약속하는 종교에 헌신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죽음의 공포를 이기려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얻은 자존감은 삶을 통제하고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도록 돕는 효과도 있다.심리학의 오해와 진실을 풀어낸 <당신은 심리학에 속았다>(재승출판.2017)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책은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심리학의 오류를 짚어내고 심리학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심리학 입문서로써 충실한 모습이다. 동시에 만능열쇠처럼 보이는 자존감의 정체,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문제 등 흥미로운 내용도 함께 다뤘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2-11 14:49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세상은 자기계발에 대한 온갖 담론으로 넘쳐난다. 그런데 관련 서적을 읽어도 우리 삶은 나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거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자기계발서가 말하는 용어의 모호함이다. 대개 애매한 서술로 일관하는데 키워드가 ‘성공’이라는 예를 들어보자. 보통 ‘창의성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내용은 다루지 않고 특정 사례를 가져와 창의성이라 주장할 뿐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창의적인 것과 창의적이지 않은 것의 경계가 어딘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창의성 관련 연구를 이끄는 심리학이나 심리학자는 창의성의 조작적 정의를 어떻게 설정할지 골몰하고 사용하는데 조심스럽다. 그런데 수많은 자기계발서는 대개 성공과 실패, 창의성, 혁신, 역량, 비전 등을 주제로 삼지만 과학적인 근거 없이 무분별하게 남용한다.이들이 다루는 용어가 애매하기에 주장을 마음껏 펼쳐도 검증이나 반박하기 어렵다. 주장 자체가 두루뭉술한데 어디에 기대어 반박하겠는가. 설사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어도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하면 그만이다.또 자기계발서는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경제적 성공을 다룬 자기계발서는 인맥을 넓혀라. 화술을 갈고 닦아라. 업무에 통찰력을 발휘해라, 차별화에 주력하라, 아이디어를 메모하라. 정리정돈 습관이 중요하다. 부지런해라. 사소한 거짓말을 경계하라. 경험하라. 공감하라 등 요구사항이 많다.뒤집어 생각하면 이렇듯 To-do list가 가득 담긴 책은 저자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독자에게는 자기 비하 여지를 제공한다. 해야 할 일이 많아질수록 저자의 조언을 완벽하게 따를 수 없고, 독자가 책 내용이 쓸모없다고 투덜거리면 내용을 충실히 따르지 않아서라고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현실적 이행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개인의 경험만을 근거한 옳은 말들이 실패한 독자에게 그저 당신의 태만 탓이라고 변명하는 것은 아닌지 고심할 일이다. 또 인간은 애초에 인지적 구두쇠라서 할 일이 넘쳐나는 목차에 막막함과 귀찮음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책을 덮은 후에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내 탓이 아니란 이야기다.특히 성공담의 과학적 인과관계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대개 고난의 시간을 나열하고 어떻게 노력해왔는지 열거한다. 이를 바탕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라 인과관계를 만들지만, 그러한 노력이 반드시 성공의 원인으로 작용했으리라는 판단에는 과학적 근거가 빠졌다. 다른 우연이나 원인에 의한 것은 아닌지 대안적 가능성은 명시하지 않았다는 오류가 있는 셈이다. <당신은 심리학에 속았다>(재승출판.2017)이 자기계발서의 명암을 요목조목 따진 내용이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2-11 14:46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불행하게도 상업용 냉동고에 갇혔다. 어떻게 하면 최대한 버틸 수 있을까. <미스터리 작가를 위한 법의학 Q&A>(들녘.2017)는 생존에 강력한 영향을 주는 요소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먼저 체구와 체중에 따라 생존 여부가 다르다. 지방이 많은 사람은 지방이 단열재이자 신체에 의한 열 생산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 높은 체지방률이 유리하다. 한마디로 살집이 있는 사람이 더 오래 버틴다.나이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노약자는 추위에 잘 견디지 못해 더 위험하다. 갇힌 사람의 질병과 복용하는 약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빈혈은 사망을 촉진하는 요소다. 신체에 열 손실을 촉진할 만한 약을 복용 중이라면 곤란하다. 특히 이뇨제는 탈수로 이어지고, 어떤 혈압약은 신체의 혈관을 확장해 열 손실을 증가시키기도 한다.냉동고에 갇히기 전 고탄수화물의 식사를 했다면 약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수분을 잘 공급 받았다면 탈수 때보다 나을 것이고 알코올 섭취는 체열을 빠른 손실을 분명하게 촉진해 사망을 앞당기는 요소다.만약 냉동고에 갇혔다면 냉동고 안에 천이나 캔버스 등 덮을 만한 것을 찾아 코트로 사용해야 한다. 혹은 얼음동굴을 만들면 더 유용하다. 둘 다 체열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돼서다. 책에 따르면 일반적인 옷을 입고 냉동고에 갇힐 경우 하룻밤 정도면 사망에 이른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7-12-08 1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