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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줄다리기> 신지영 지음 | 21세기북스[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무심코 사용하는 말에 때로는 차별과 비민주적 표현들이 섞여 있다. 또한 언어는 시대의 이데올로기가 담기기도 한다. 그중 ‘기혼’과 ‘미혼’은 이분법적 이데올로기가 담긴 언어다.예컨대 입사지원서에 결혼 여부를 적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과거 결혼 경험에 대해 묻는 것인지, 현재 결혼 상태 여부를 묻는 것인지 헷갈린다. 양식이 얻고자 하는 답이 어느 쪽이든 세상 사람들을 ‘이미 결혼한 사람,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람’ 두 가지 범주로 나눈다는 문제가 있다. 이로 인해 이혼했거나, 사별했거나, 혹은 미혼이지만 싱글 맘이거나 싱글 대디라면 무엇이라 적어야 할지 고민스러워진다. 이들은 어느 쪽에 체크를 해야 할까.<언어의 줄다리기>(21세기북스.2018)에 따르면 여기에는 두 가지 이데올로기가 담겼다. 두 범주로 사람을 나누는 세계에서는 ‘결혼을 이미 한 사람’과 ‘아직 하지 못한 사람’만 존재한다. 두 범주만을 설정해 결혼을 이미 한 사람은 기혼으로 불리며 현재에도 반드시 그 결혼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받는다. 반대로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은 미혼으로 불리며 미혼의 상태는 기혼의 상태로 꼭 변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받는다.저자는 기혼과 미혼의 표현에 이처럼 결혼에 대한 관습적인 세계관이 담겼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러나 이런 이데올로기는 영구한 것이 아니다. 미혼이 담고 있는 이데올로기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퇴색되고 있다. 통계청의 사회조사 통계 중 결혼선호율 통계를 보면 1998년을 시작으로 최근 2016년까지 남녀 결혼선호율은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였다. 결혼이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생각이 주류를 형성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미혼에 담긴 이데올로기가 불편한 만큼 기혼에 담긴 이데올로기의 불편함도 있다. 앞서 언급했던 이혼한 사람은 기혼인가 미혼인가하는 의문점도 결혼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이데올로기가 급격히 힘을 잃어가고 있는 요즘 제기되고 있는 문제의식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결혼 여부로 밝혀야 한다니 “언어가 우리 의식을 지배한다”는 말이 새삼스러워지는 대목이다.책은 청년과 젊은이는 과연 누구인지, 쓰레기 분리수거에 담긴 관념적 차이가 무엇인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는 대표적인 언어가 ‘대통령’인 이유가 무엇인지 언어의 태생을 하나하나 짚어나간다. 이를 통해 언어에 담긴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생각과 관점을 지배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현실을 돌아본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9-01-16 15:04

<달을 보며 빵을 굽다> 쓰카모토 쿠미 지음 | 서현주 옮김 | 더숲[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저임금 장시간 노동, 하지만 좋아하는 일이니까.’ 이렇게 자조하며 매일 견디고 있다면, <달을 보며 빵을 굽다>(더숲.2019)의 저자의 말을 새겨듣자.“좋아서 하는 일도 이윤이 남아야 한다.”당연한 말이지만, 잘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는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좋아서 하고 싶은 일이 생계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면 망설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제빵사다. 좋아하는 일을 지속하면서도 삶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끝에 길을 찾았다.점포를 열지 않고, 주문받은 후 빵을 만드는 원칙에 따라 수익 구조를 세웠다. 혼자 모든 작업을 전담하기 때문에 주문은 하루 약 98개가 최대다. 또 달의 움직임에 따라 20일을 빵을 굽고 10일은 여행을 떠난다. 빵 재료를 찾아 생산지를 직접 돌아보고 생산자를 만나기 위해서다. 그만큼 식자재 맛에 신경을 쓰고 최상으로 끌어내기 위해 요리법도 빵 만드는 시기에 따라 다르다.물론 주변 빵집보다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저자는 식자재 생산자들에게 확실한 이윤을 제공하고, 빵을 만들기 위한 재료비, 인건비를 고려해 정당한 가격을 책정했다고 말한다. 건강한 빵을 만든다는 그의 철학, 작지만 매일의 행복을 만드는 일을 하겠다는 다짐이 통했던 것일까. 시골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에 날아드는 주문이 상당하다. 하루 배송할 수 있는 분량의 한계로 어떤 주문 건은 5년 이상 기다려야 받아볼 수 있다.책은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에 저가전략이 아닌, 삶의 철학과 희소성을 조화롭게 실현한 한 사례를 보여준다. 저자가 제빵사의 길을 가게 된 사연, 원가 대비 이익률 책정에 기준을 세워준 경험, 고됐던 7년간의 제빵 수련 시기 등이 담겼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9-01-15 14:54

<방구석 미술관>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절규>로 유명한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는 박복한 남자다. 특히 사랑에 있어 그렇다. 세 번의 사랑은 모두 실패로 끝나고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게다가 평생 류마티스 관절염과 열병에 시달리며 죽음을 의식하며 살 수밖에 없었으니 그의 화풍이 암울하고 칙칙할 수밖에 없었을 터다.뭉크는 어려서부터 죽음을 경험했다. 다섯 살과 열네 살이던 해에 차례로 어머니와 누이를 잃었다. 폐결핵이 원인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병약했던 그는 죽음의 공포를 안고 살아야 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미쳤다.“나는 자신의 심장을 열고자 하는 열망에서 태어나지 않은 예술은 믿지 않는다. 모든 미술과 문학, 음악은 심장의 피로 만들어져야 한다. 예술은 한 인간의 심혈이다.” (본문 중)이른바 뭉크의 ‘예술 심장론’이다. 예술을 향한 생각이 으스스하지만, 자신의 절망스러운 경험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독일 표현주의의 시발점이 됐다. 당시 회화란 ‘눈으로 본 것을 재현하는 것’이라는 것이 전통적 통념이었다. 그는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감정과 내면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표현주의의 선구자 역할을 한 셈이다.여기에 세 여자의 영향은 남달랐다. 첫 번째 사랑은 세 살 연상인 헤이베르그 부인이었다. 그녀는 화류계에서 팜므파탈로 이름을 날리던 사람으로 연애 내내 뭉크는 분노와 질투심에 사로잡혔다. 결국 둘의 연애는 6년 만에 끝나며 뭉크는 여성에 대한 피해망상을 갖기 시작했다. 뭉크의 작품 <흡혈귀>에도 여성이 피를 빠는 흡혈귀로 등장한다.두 번째 사랑은 사랑뿐만 아니라 우정의 멍 자국까지 남겼다. 어릴 적 친구 다그니 유을을 두고 두 친구와 사랑 쟁탈전을 벌였던 것. 하지만, 유을은 그의 친구와 결혼하며 두 번째 사랑도 막을 내린다. 이 사건으로 받은 고통을 <마돈나>에 표현했다.세 번째 사랑은 사랑도 죽음의 공포라는 치명적 상처를 입힌다. 서른다섯에 만난 툴라 라르센은 뭉크에게 결혼을 요구하며 권총으로 자살 협박을 했다. 이를 말리려는 과정에 총이 발사되고 총알이 뭉크의 왼손 중지를 관통했다. 그는 이후 홀로 은둔하기에 이른다.반전은 병약하고 죽음을 두려워했던 그가 대한민국 남성 평균수명을 웃도는 81세까지 장수했다는 사실이다. 당시로 치면 평균 수명의 30년을 더 산 셈이다. <방구석 미술관>(블랙피쉬.2018)이 전하는 이야기다. (일부 수정)책은 미술서라면 으레 풍기는 체면이나 무게 따위는 없다. 대신 그 자리에 유머와 재미를 더해 예술가의 삶과 그림을 전한다. 미술 소양을 키울 수 있는 흥미로운 미술 입문서로 손색없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9-01-07 13:49

<커피 얼룩의 비밀> 송현수 지음 | MID[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대개 샴페인이라 하면 흔들면 펑 소리와 함께 거품이 쏟아져 나오는 발포성 와인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가 샴페인이라고 부르는 술은 오로지 프랑스 북부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발포성 와인sparkling wine만을 의미한다.샹파뉴에서 생산되지 않은 발포성 와인을 샴페인이라 명명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나라마다 생산한 발포성 와인을 부르는 명칭은 따로 있다. 독일은 젝트sekt, 스페인은 까바cava, 이탈리아는 스푸만테spumante라 부른다. 거품spuma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미국과 영국은 주로 스파클링 와인 또는 ‘거품이 많다’는 뜻으로 버블리bubbly라는 애칭으로 부른다.한마디로 샴페인은 여러 발포성 와인 중 하나다. 모든 샴페인은 발포성 와인이지만, 모든 발포성 와인이 샴페인은 아니라는 뜻이다.이처럼 명칭이 혼동되어 쓰이는 술이 또 있다. 멕시코의 전통주 데킬라tequila는 용설란의 일종인 아가베agave를 증류한 베즈칼meacal 중 데킬라 지역에서 만든 술만을 의미한다. 프랑스의 코냑cognac 역시 포도주를 증류한 브랜디 중에서 코냑 지역에서 생산한 술만을 코냑이라 부를 수 있다. <커피 얼룩의 비밀>(MID.2018)이 소개한 내용이다. (일부 수정)책은 음료 속에 숨어 있는 과학 이야기를 전한다.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우유, 맥주, 와인, 커피, 칵테일을 통해 충돌과 거품, 표면장력과 점성 등 유체역학이라는 물리학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9-01-02 14:34

<식물 저승사자> 정수진 지음 | 박정은 그림 | 지콜론북[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예기치 못한 추위는 식물도 얼려버린다. 반려식물이라면 그 허망한 마음은 반려동물 죽음에 못지않을 터다. 특히 높은 기온에 자생지를 두고 있는 식물에 한국의 겨울은 혹독하다. 영하 아래로 떨어지는 한국의 겨울에 식물이 동사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일단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햇빛을 쐬어주고 싶은 마음에 실내 쪽 창가에 식물을 올려두는 경우가 있는데 새어 들어오는 찬바람에도 냉해를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바람이 많이 불 땐 창가에 올려둔 식물을 실내 안쪽으로 옮겨두거나 방풍지 등으로 방충 처리를 해 바람이 새어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설령 베란다에서 월동이 가능한 식물일지라도 베란다의 물이 얼기 시작한다면 거실로 옮겨두는 편이 좋다. 다만, 장시간 공기가 정체된 실내 환경은 식물의 건강에 좋지 않으므로 낮 동안 환기는 필수다.만약 식물이 완전히 얼었다면 재생할 가능성이 작다. 하지만 일부만 얼었다 녹았다면, 세포 조직이 파괴되어 줄기와 잎이 아래로 쓰러지고 색상이 변한 부위를 소독된 칼이나 가위로 모두 제거한 뒤 실내에 두어본다. 완전히 상하지 않은 가지나 뿌리에서 뭔가 나올 수도 있어서다.이후 며칠의 간격을 두고 서서히 기온이 높은 장소로 옮겨주며 물은 되도록 적게 주어야 한다. 관엽식물의 경우 2~30%로 줄여서 주고 부피가 있는 다육식물과 선인장의 경우는 물을 아예 주지 않는다. <식물 저승사자>(지콜론북.2018)가 전하는 내용이다. (일부 수정)책은 집에만 오면 죽는 식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이유와 대처 방법을 알려준다. 식물 기르기에 대한 여러 노하우가 담겼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2-28 13:56

[책속의 지식] 음주 후 얼굴 붉어지는 이유 ‘독’ 때문[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술 마실 때 얼굴이 잘 붉어지는 사람은 암 발병률도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오늘 한잔?>(이다미디어.2018)이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술 마실 때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은 알코올 독성(아세트알데히드)이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경우 아세트알데히드의 독성에 오래 노출될 위험이 있어 인두암과 식도암에 걸릴 확률도 높다. 술 마실 때 어떤 사람은 얼굴색이 전혀 변하지 않지만, 맥주 반 잔에도 유독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차이는 ‘아세트알데히드의 독성’ 때문이다.얼굴색이 변하지 않는 경우는 부모로부터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아세트알데히드 탈수효소(ALDH)를 물려받아서 그렇다. 특히 술의 세기에 관여하는 아세트알데히드 탈수효소 2형(이하 ALDH2)은 개인차가 상당이 크고 유전된다.아세트알데히드가 작용하면 모세혈관이 확장되면서 얼굴이 붉어지고 교감신경을 강하게 자극해 맥박상승, 혈압상승, 식은땀, 근육 긴장 등의 플래셔 증상이 나타난다. 거기에 혈류를 촉진하는 알코올의 작용이 더해 얼굴이 불타오른다.ALDH2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알코올에 강하고 얼굴이 거의 붉어지지 않는 활성형(NN형), 알코올에 다소 강하고 얼굴이 잘 붉어지는 불활성형(ND형), 알코올에 약하고 얼굴이 바로 붉어지는(DD형) 이다. 일반적으로 황색 인종은 활성형 50%, 불활성형 40%, 실활형 10%로 이루어져 있고 백인과 흑인은 100% 활성형이다.가장 주의해야 할 유형은 불활성형이다. 불활성형이면서 어느 정도 술을 마실 줄 아는 유형은 ‘술을 마실수록 강해진다’라 느끼기 십상이다. 하지만 술을 자주 마셔서 알코올 내성이 강해졌을 뿐 활성형에 비해 체내에서 술이 잘 안 빠져나가는 상태는 여전하다.책은 얼굴이 붉어지는 양상은 개인차가 있으므로 유전 검사로 자신의 ALDH2 유형이 무엇인지 정확히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2-21 15:57

[책속의 지식] 비만의 진짜 범인 탄수화물[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지방은 비만의 원인으로 꼽히며 오랜 시간 오해를 받았다.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더난출판사.2018)는 비만의 진짜 범인은 탄수화물이며 살찌는 메커니즘을 상세히 전한다.우리 몸은 먹은 것을 소화, 흡수 과정을 거쳐 새로운 물질로 분해하고 합성한다. 탄수화물은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포도당의 원천이지만, 현대인이 과량 섭취하는 여러 탄수화물은 체내의 소화와 흡수 시스템을 교란해 만성 피로와 컨디션 저하,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다양한 질병을 부른다. 탄수화물이 우리 몸에서 지방으로 변해 쌓이는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현대인이 자주 먹는 밥, 빵, 파스타, 감자류. 설탕 등 음식의 형태로 입을 통해 섭취되는 탄수화물은 전부 소화 효소에 의해 하나하나의 포도당이나 과당으로 분해된다. 밥이든 빵이든 파스타든 감자든 최종적으로 포도당으로 분해하고 흡수해 혈액 속에 방출되는데 지나친 탄수화물의 섭취는 혈액 속 포도당을 늘린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혈당치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우리 몸은 남은 포도당을 처리하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한다.이때 인슐린은 남은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바꿔 간이나 근육 세포에 저장한다. 그러나 글리코겐으로 세포 속에 저장되는 양에 한계가 있어 남은 포도당은 다시 중성지방으로 형태를 바꾸고 지방세포에 쌓인다. 바로 비만의 원인이다. 두툼한 뱃살은 기름진 음식을 먹은 결과가 아니라 지나친 탄수화물 섭취로 남아도는 포도당이 중성지방으로 모습을 바꾼 결과인 셈이다. (일부 수정)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2-20 09:01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 세이브칠드런(기획) 김지은, 표창원 외 | 오월의 봄[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폭력과 체벌 속에서 자란 사람은 자신이 어른이 되면 절대 그러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힘이 생기면 피하고 싶었던 모습을 마주하는 경우가 있다. 범죄 프로파일러 표창원 교수는 학식이나 지위나 경제적인 능력 등과는 상관없이 폭력과 체벌이 대물림되는 악순환의 이유를 ‘학습’으로 진단했다.설명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언어와 행동, 습관, 성격이라고 이야기하는 어떤 경향성들은 학습의 결과물이다. 폭력과 체벌의 학습은 대물림이라는 악순환을 가져오는데, 이는 ‘기회 박탈’ 때문이다. 폭력과 체벌은 문제 상황을 올바르게 해결해나가는 방법을 배울 기회를 박탈한다.가령 체벌에 가장 빈번하게 이용되는 명분인 거짓말을 예로 들어보자. 거짓말을 한 아이에게 체벌을 가하면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아프고 두려운 마음에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즉각 실행에 옮기지만, 효과의 지속성은 다르다.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지 않고, 두려움과 공포에 의한 복속 효과를 불러일으킬 뿐이다. 게다가 또다시 잘못을 저질렀을 때 폭력과 체벌이 두려워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만약 아이가 학원을 빠지고 거짓말을 했다면, 거짓말을 해서라도 가기 싫은 이유가 무엇인지 아이와 원인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 대화와 설득이 이루어질 때 결과는 달라질 터다. 문제가 되는 환경을 변화시켜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는 노력을 할 때 다르게 성장한다. 하지만 폭력과 체벌이 앞선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른 평화적인 수단, 효과적이고 오래 지속하는 수단을 접하고 배울 기회가 사라진다. <사랑해서 때린다는 말>(오월의봄.2018)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일부 수정)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2-17 16:00

<지금 잘 자고 있습니까?> 조동찬 지음 | 팜파스[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한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족은 수면제 복용 후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가족이 이런 말을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여성의 아버지는 딸이 전에도 손목을 긋는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상한 점은 그 당시 딸은 손목의 상처를 보고 놀라 아버지에게 연락해 수면제 복용 후 벌어진 일이며, 상처가 왜 생겼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는 사실이다.그 여성은 자신의 발을 침대에 묶어놓은 사진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다. 수면제 복용 후 자신이 이상 행동을 한다는 것을 경험해 수면제를 먹기 전에 미리 침대에 발을 묶어 사고를 예방하고자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지금 잘 자고 있습니까?>(팜파스.2018)가 소개한 내용이다.책에 따르면 이런 사례는 학계에 이미 여러 차례 보고되었다. 2008년 호주의 젊은 여성도 수면제 복용 후 잠들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고, 비몽사몽 상태에서 음식을 과다하게 먹는 일은 여러 차례 보고되었다. 또 수면제는 자살 행동뿐 아니라 기억력 저하가 초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도 속속 나오는 중이다.2016년 타이완 연구팀이 자살 시도를 하거나 자살한 사람 2,199명을 정밀 분석해 수면제와 관련성을 조사했다. 수면제를 복용한 사람은 자살 위험도가 1.9배에서 2.8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량이 많을수록 자살 위험도도 비례해 높아졌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과적 기저 질환이 없어도 수면제가 자살 행동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다.이에 일부 의사들은 우울증 환자가 자살하는 것은 치료제의 부작용이 아니라 우울증 치료가 덜 된 탓으로 봐야 하는 것처럼 수면제 복용 후 위험 행동도 정신과적 기저 질환 때문이라 여긴다. 그래서 국내 수면제 처방은 여전히 늘고 있다.저자는 수면제의 용법과 용량 및 부작용을 써놓은 설명서인 지침 사항에도 ‘수면제는 우울증을 악화시키거나 자살 행각을 발생시킬 수 있다’ 고 명시되어 있는 만큼 수면제 복용에 신중히 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2-12 10:48

<당신이 옳다> 정혜신 지음 | 해냄출판사[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상황이나 기분을 같이 느낄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우리 사회의 통념은 공감을 타고난 능력쯤으로 생각하지만, 정혜신 정신과 전문의는 “공감은 타고나는 성품 아니라 배우는 것”이라 말한다.공감을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으로 나눈다면 그 비율은 2:8 정도로 공감 또한 인지적 노력이 필수요소라고 생각해서다. 정서적 공감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높은 감수성과 결합된 성숙한 공감력을 뜻한다. 공감을 타고난 성품이라 여기고 배움을 게을리하면 누구나 2차 가해자가 될 수 있다.가령 자식을 잃은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생각보다 얼굴이 밝구나. 이젠 많이 괜찮아졌나 보다”라며 인사를 건네는 행위는 아무리 악의가 없더라도 2차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발언이다.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이 아이를 잃고도 잘 살아가는 ‘차가운 엄마, 엄마 같지 않은 엄마’로 보이면 어떡하나 두려움과 함께 자신에 대해 죄책감을 더 느낄 수 있어서다. <당신이 옳다>(해냄출판사.2018)에 실린 내용이다. 공감이라는 표피를 둘러쓰고 2차 가해자 역할은 한 적이 없는지 자문하게 하는 대목이다.그렇다면 제대로 된 공감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만약 누군가 자기 속마음을 꺼낸다면, 상대의 상황을 구석구석 잘 볼 수 있도록 거울처럼 비춰주라고 말한다. 예컨대 어려서부터 혼자 신장투석을 해온 남자의 내면 상처에 공감하고 싶다면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면서 “힘들었겠다”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 공감적인 단어지만 공감받았다는 느낌을 줄 수 없다. 자세히 모르는 사람이 던진 말은 정서적 파장을 만들지 못해서다.잘 모른다면 우선 찬찬히 조심스럽게 묻는 게 좋다. “내가 자세히 몰라 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까 봐 물어보는 건데...”라는 단서를 달고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태도를 갖추고 질문하면 된다.저자는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의 내면을 한 조각, 한 조각 보다가 점차로 그 마음의 전체 모습이 보이면서 도달하는 깊은 이해의 단계가 공감’이라 전한다. 상대를 더 많이 이해할수록 공감은 깊어진다며 공감은 누구나 배우고 익힐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2-10 16:52

<싸우는 식물>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 김선숙 옮김 | 더숲[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식물들에 해충은 최대 적이다. 적을 무찌르기 위해 입주 경호원을 고용하는 식물들이 있다. 월동 걱정이 없는 열대 지방의 후춧과나 마디풀과, 쐐기풀과, 콩과 등 다양한 과에 속하는 이른바 ‘개미식물’들은 강한 곤충 ‘개미’를 입주 경호원으로 삼는다.일반적인 식물과 개미의 공생 시스템은 식물이 꿀을 제공하고 개미가 해충을 쫓아내는 방식이다. 식물들이 만들어내는 꿀은 일반적으로 꽃에 있지만, 개미에게 꿀을 보수로 지급하는 식물은 잎의 밑동 등 꽃 이외의 장소에 꿀샘이 있다. 이들 식물은 잎의 밑동에 있는 꿀샘에서 꿀을 분비해 개미를 불러들인다. 개미는 꽃샘에 접근하는 곤충을 쫓아내고 결과적으로 식물은 해충으로부터 보호받는다.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개미를 회유하는 개미식물은 음식뿐만 아니라 개미가족이 살 집까지 제공해 가지 안에 공간을 만들고 그 속에 개미일가를 살게 한다. 개미에게 먹일 음식도 호화롭다. 꿀 등의 당분뿐만 아니라 단백질이나 지질 같은 모든 영양소를 개미에게 제공한다. 음식과 집을 제공받은 개미는 그 대가로 나뭇잎을 먹으려고 하는 모충 같은 곤충으로부터 식물을 지킨다.개미 경호원은 생각보다 듬직하다. 인간이 식물에 다가가도 개미는 적의를 나타내며 습격한다. 게다가 식물 주위에 돋은 다른 식물의 싹이나 줄기를 휘감은 덩굴을 잘라 없애기도 하고, 방해되는 주변 식물의 잎을 잘라 햇볕이 잘 들게 해준다. <싸우는 식물>(더숲.2018)에 등장하는 대목이다.더 흥미로운 부분은 해충의 진화행동이다. 해충은 식물을 먹어야 산다. 그런데 든든한 개미 경호원 때문에 생존위기가 닥쳤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살아남으려면 회유해야 한다. 약한 해충인 진딧물은 꿀보다 더 매력적인 감로를 엉덩이에서 내보내 개미가 식물을 배반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개미와 진딧물의 공생관계가 성립되는 순간이다.이 밖에 소화기관이 짧아 씨가 소화되지 않고 체내를 통화할 수 있는 조류를 씨앗 운반 동료로 선택한 이야기, 포유동물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만든 독성분마저 이용하는 생물 이야기 등 영리하게 생존 전략을 발전시켜온 식물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2-07 16:37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송숙희 지음 | 유노북스[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맥킨지는 다국적 컨설팅전문회사다. 세계 굵직한 기업의 상당수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만큼 생각의 고수들이 모인다. 맥킨지는 컨설턴트들에게 의사소통의 두 가지 기준을 요구한다.30초 안에 결론부터 논리정연하게 말하는 ‘30초 말하기’와 ‘솔루션 없는 문제 제기 금지’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할 때 반드시 결론부터 말해 시간을 뺏지 않는다. 또한 사내 미팅 때나 고객사와의 미팅 때 해결책 없이 문제 제기만 하는 것도 금기사항이다. 해결책 없는 문제 제기는 상대의 시간만 갉아먹을 뿐이라는 생각에서다.힘 있는 글쓰기 방법을 전하는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유노북스.2018)은 이런 원칙은 글쓰기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글을 보고 “그래서? 어쩌라고?”란 의문이 들었다면, 의견만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제기하며 여기저기에서 긁어모은 수치와 전문용어로 가득하지만, 상대를 설득하는데 필요한 ‘결론, 이유, 근거’가 빠져있다. 알맹이가 없는 글인 셈이다. 좋은 글을 쓰려면 해결책을 제시해 독자를 배려하고 공감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가령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에세이<수리부엉이는 황혼에서 날아오른다>(문학동네)에서 맥주와 굴튀김을 좋아한다며 “굴을 튀길 때는 앞면 45초, 뒤집어서 15초가 좋다”고 방법을 알려줬다. 만약 ‘무엇 무엇을 좋아한다’에서 그쳤다면 “그래서? 어쩌라고?”란 의문이 따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저자는 나만의 방법일지라도 오랫동안 경험으로 축적해 온 방법을 공유하면 독자에게 영향력 있는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이어 이유와 근거의 차이도 설명했다. 이유와 근거는 다른 뜻이지만, 맥킨지 컨설턴트들도 신입 사원 때 이유와 근거를 헷갈린다며 맥킨지식 구분법을 전한다. ‘우산-비-하늘’만 기억하면 된다. 우산은 결론, 비는 이유, 하늘은 근거다. “우산 가져가. 비 올 것 같아. 하늘에 비구름이 잔뜩이야.”처럼 우리는 이미 논리적인 말과 글은 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2-05 16:11

<비행기, 하마터면 그냥 탈 뻔했어> 아라완 위파 지음 | 전종훈 옮김 | 최성수 감수 | 보누스[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항공 승무원 피폭 논란이 일고 있다. 방사선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직업으로 꼽힌 데다 항공 승무원이 우주방사선 때문에 혈액암에 걸렸다고 산업재해 보상을 신청하면서 더 주목받았다. 하늘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승무원의 피폭 정도가 정말 심각한 수준일까.인체에 미치는 방사선량은 ㏜(시버트)라는 단위로 표시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1년간 받는 방사선량은 세계 평균 약 2.4m㏜(밀리시버트)다. 이 중에서 우주에서 오는 ‘우주방사선’이 약 0.4m㏜다. 우주방사선은 고도와 지역에 따라 다른데 고도 10,000m 상공에서 방사선 세기는 지상의 약 10배나 된다. 높게는 12,000m까지 올라가는 비행이 지상보다 방사선 노출이 심한 이유다. 게다가 북극점에 가까워지면 자기력의 영향으로 방사선은 더 강해진다.비행기에서 방사선을 차단할 수 없을까. 일반적으로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물질인 납 차폐재다. 하지만 지나치게 무거운 데다 비행기의 크기를 생각하면 현시점에서 불가능에 가깝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에서 자연방사선을 제외하고 인공방사선에 의한 피폭방사선량을 1년에 1m㏜로 제한하고 있다.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생물학적 손상은 세포를 비정상적으로 바꾸어 유전적 결함을 부르거나 암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궤양, 백내장, 수정체 혼탁, 장기 기능부전 등 다양한 질병도 유발할 수 있다. 그 기준이 100m㏜다. 연간 1,000시간 이상 비행하는 조종사와 승무원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비행기, 하마터면 그냥 탈 뻔했어>(2018.포브스)가 전하는 이야기다. (일부 수정)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1-30 15:16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백영옥 지음 | 아르테(arte)[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누구보다 불행할 수 있는 조건을 다 가진 한 남자는 사는데 두 개의 F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나는 Forget 잊는 것, 다른 하나는 Forgive 용서다. ET 할아버지라는 별명을 가진 고(故) 채규철 선생의 명언이다.그는 불행의 요소를 모두 가졌던 사람이다. 2006년 작고할 때까지 불편한 몸이었지만, 잊고 용서하라는 두 가지 신념을 붙들고 대안교육과 장애인 복지운동 등 사회활동에 헌신했다.처음부터 불편한 몸은 아니었다. 그의 특별한 별명과 관련 있다. 1968년 10월에 일어난 교통사고가 삶을 뒤바꿔버렸다. 그 사고로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무려 스물일곱 번이나 고통스러운 수술을 받았다. 화마는 그의 귀와 한쪽 눈을 앗아갔다. 입과 손은 물론 눈물샘마저 태워버렸다. 그의 불행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정성으로 그를 간호하던 아내마저 폐결핵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삶의 의욕을 잃고 수면제를 모았다.하지만 눈에 밟히는 아이들 때문에 다시 한번 살아보겠다 마음을 고쳐먹었다. 얼마 후 1986년 경기도 가평에 ‘두밀리 자연학교’를 세우고 대안 생태 학교를 시작했다. 공부와 입시에 치여 지친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선물하고 싶어서다. 그곳을 거쳐 간 아이들은 선생을 따르며 붙여준 별명이 ET 할아버지다.그는 우리가 사는 데 필요한 가치는 ‘잊는 것’과 ‘용서’라 했다. 사고 후 고통을 잊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살지 못했을 거라며 이미 지나간 일은 누구를 탓하고 원망할 일이 아니라 말한다. 잊고 비워내야 비로소 새것을 채우고 나아가 내가 용서해야 나도 용서받는다는 실천적 중요성을 전했다.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아르테.2018)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일부 수정)환경을 이겨낸 그의 삶과 철학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1-23 09:30

<우리말 교실> 조현용 지음 | 마리북스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숟가락과 젓가락, 두 어휘의 받침에 구별이 있다. 같은 가락인데 젓가락은 시옷 받침, 숟가락은 디귿 받침이다. 비슷해 보이는 단어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표기되어 혼동을 준다. 어원에 차이가 있어서다.숟가락에는 수량을 세는 단위명사가 들어있다. 나무에 그루, 꽃에는 송이, 동물에 마리가 쓰이듯 숟가락에서 단위 명사는 ‘술’이다. ‘한술 뜨다’라는 표현을 보면 술은 숟가락을 의미한다. 숟가락은 수에 디귿이 붙은 것이 아니라 술이 ‘숟’으로 변한 것이다.이에 반해 젓가락의 저(著)는 한자어로 ‘저+가락’의 구성이다. 한자어와 순우리말 사이에서 뒷말이 된소리가 되며 사이시옷을 쓰는 조건이다.그런가 하면 우리말에는 발음의 유사성이나 눈에 너무 익어서 일어나는 오류도 있다. ‘금새’와 ‘금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금 바로를 뜻하는 부사로 ‘금세’가 옳은 표기지만, 방송 자막에서조차 ‘금새’로 표기하는 경우가 있다.대개 ‘새’를 ‘사이’의 줄임말이라고 착각해 오용하지만, 금세라는 말의 어원은 ‘금시에’가 줄어든 말이다. 금시는 한자로 今時로 쓰며 ‘바로 지금, 곧’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조사 ‘-에’가 함께 쓰이는 예가 많아 ‘금시에’가 한 단어 ‘금세’로 바뀐 경우다. 조사가 어휘 속에 포함되어 새 단어가 된 사례다. <우리말 교실>(마리북스.2018)이 소개한 내용이다. (일부 수정)책은 우리말 어휘학자 조현용 교수가 우리말 공부의 기본인 맞춤법부터 문법, 띄어쓰기, 비유법, 외래어 표기법 등을 쉽고 간결하게 정리해 담았다. 또 일상에서 자주 틀리거나 헷갈리는 말을 구별하는 법도 실었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1-20 14:45

<속임수의 심리학> 김영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작정하고 속이면 피할 방법이 없다는 말이 있다. 사기꾼들이 상황을 설정하고 배우로 여러 사람을 등장시키면 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사기꾼들이 흔히 사용하는 ‘바람잡이 효과’라는 심리 트릭이 있다.예컨대 A씨는 비자금 돈세탁을 도와주면 수수료 명목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수억 원을 사기당했다. 해외여행 중 외국계 자산 관리업체 사장을 사칭한 사기꾼을 만나 벌어진 일이다. 그런데 사기꾼을 소개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여행사 가이드였다. 가이드 역시 사기꾼과 한패였다.여기서 가이드는 바람잡이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소개한 사람과 소개받는 사람의 관계가 긴밀할수록 속임수에 걸려들 확률이 높지만, 누군가가 가짜를 진짜 유명한 전문가라고 소개해주면 스스로 전문가라고 사칭하는 경우보다 속을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바람잡이들은 사기꾼의 신뢰도를 높여 상대가 믿게 만든다.보이스 피싱 범죄에서도 바람잡이 심리 트릭이 사용된다. 국민건강보험 환급 빙자형 사기의 경우 먼저 국민건강보험이라며 문자메시지가 온다. 초과 납부한 금액을 환급받으라는 메시지다. 전화를 걸면 상담원 역할의 사기꾼이 상세 내용을 전달한다. 피해자가 환급 방법을 물으면 상담원 역할의 사기꾼은 자신은 상담원이라며 환급 담당자가 연락할 거라 알려준다.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앞으로 전화할 사람이 전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후 환급 팀장 역할의 사기꾼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사기꾼은 피해자에게 행동을 지시한다. 문자와 상담원, 환급 팀 순서로 여러 단계를 거치며 신뢰도를 높인 사례다. 속임수의 실체와 작동 원리를 일러주는 <속임수의 심리학>(웅진지식하우스.2018)에 등장하는 내용이다.저자는 누군가 소개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쉽게 경계심을 푼다고 지적한다. 실생활에서 바람잡이 모습도 덧붙였다. 비서나 운전기사가 사기꾼을 ‘회장님’ 또는 ‘사장님’이라 높여 부르며 깍듯이 대우하면 주변 사람들은 사기꾼을 대단한 사람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다. 또 성형외과, 치과, 변호사 사무실 등에서도 ‘사무장’이나 ‘상담 실장’의 형태로 마주칠 수 있으니 반드시 항상 경계하고 될 수 있으면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를 먼저 만나야 한다고 전한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1-15 10:43

<세상을 바꾼 위대한 탐험 50> 마크 스튜어드, 앨런 그린우드 지음 | 박준형 옮김 | 예문아카이브[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한 두 번째 인물이자 최초의 여성 아멜리아 에어하트는 “실패는 한 사람의 실패일 뿐이다. 다른 이들에게는 도전이 된다.”는 명언을 남겼다.그는 명언처럼 세계 많은 이들에게 도전에 대한 영감을 심어준 인물이다.<세상을 바꾼 위대한 탐험 50>(예문아카이브.2018)에 그가 대서양을 횡단하기까지 여정이 자세히 수록됐다.아멜리아 에어하트는 1932년 뉴펀들랜드에서 린드버그까지 대서양 단독비행에 성공했다. 사실 대서양 횡단은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4년 전 1928년 월머 스툴츠와 루이스 고든 조종사와 동석해 대서양 횡단에 성공한 바 있다. 그때만 하더라도 여성이 비행에 동석하는 것만으로 대단한 일이었기에 그는 명성을 얻는다.하지만 조종석에 앉지 못했던 에어하트는 당시 비행기에서 감자 포대 자루나 마찬가지였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후 대서양 횡단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하고 책을 쓰고 옷에 이름을 붙이고 대통령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와도 친구가 되는 등 남다른 노력을 했다.마침내 1932년 5월 20일 새벽 자신이 타는 보라색 록히드 베가를 타고 활주로를 날아올랐다. 매서운 바람, 동체 결빙 현상, 고도계 고장, 연료 누출 등 위기와 맞닥뜨렸지만, 15시간 18뷴 먼에 3천 킬로미터를 횡단하는 데 성공한다.미국 전역은 대담하지만 겸손하고 매력적인 에어하트에게 열광했다. 이후 또 한 번 세계 최초를 달성하기 위해 비행에 올랐다가 태평양에서 사라지기까지 5년 동안 그의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책은 인류가 도전했던 위대한 탐험 50가지를 선정해 다양한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자연을 구하기 위해 단독으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산에 오르고 이를 알리려고 꾸준히 글을 쓴 존 뮤어, 사회적 관습을 깨기 위해 자전거 세계 일주를 실천한 애니 런던데리, 시베리아를 통과해 가장 강력하고 잔인한 독재 정권의 실상을 폭로한 코르넬리우스 로스트 등 위대한 탐험가 이야기를 전한다. 다만, 서구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꾼 위대한 탐험’을 추린 만큼 비서양인의 모험은 몇 개의 사례에 그치는 아쉬움도 있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1-12 09:16

<차별의 언어> 장한업 지음│ 글담 [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편견이란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뜻한다. 편견은 음식 이름에 반영되기도 하는데 <차별의 언어>(글담.2018)는 쌀국수와 스파게티 사이에도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다음은 어떻게 음식 이름에 편견이 자리 잡게 되었는지 어원을 짚어가며 차근히 설명한 대목이다.먼저 베트남 쌀국수의 베트남식 명칭은 ‘퍼phở’이다. 원래 베트남 사람들은 쇠고기를 먹지 않았지만, 1880년대 중반 베트남 북부의 하노이를 점령한 프랑스군이 쇠고기 요리법을 전해 주면서 쇠고기를 쌀국수와 함께 먹기 시작했다. 퍼라는 이름도 불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프feu’에서 유래했다. 지역마다 조리법이 다르지만 대개 쌀국수에 쇠고기를 얹으면 ‘퍼보Phở bò’, 닭고기를 얹으면 ‘퍼가Phở gà’라는 분명한 이름이 있다.이에 반해 이탈리아 요리의 대명사로 꼽히는 스파게티 ‘spaghetti’라는 말은 ‘실’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스파고spago에서 유래했다. 가늘고 긴 실을 의미한다. 우리는 퍼는 쌀국수라 부르지만, 스파게티를 두고 이탈리아 밀국수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왜 그럴까.베트남과 이탈리아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와 관련이 있다는 의견이다. 베트남은 못사는 나라, 이탈리아는 잘사는 나라라는 이분법적인 시각과 편견이 음식에도 투영되었다는 것. 못사는 나라에서 온 음식은 음식만 받아들이고 언어는 받아들이지 않지만, 잘사는 나라에서 온 음식은 그 음식과 함께 언어도 받아들인다는 생각에서다.과한 해석이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편견을 없애기 위해 국가의 가사마저 바꾼 캐나다를 보면 단어 하나에 담겼을지 모를 편견을 마냥 억지스럽다며 지나치기 어렵다. 캐나다 국가에 “캐나다의 모든 국민들이 보여주는 진정한 나라사랑”이라는 구절이 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를 기리기 위해 ‘us’를 ‘son’으로 바꾸었는데 성차별적 요소를 깨닫고 이를 개정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한 끝에 드디어 개정안이 2018년 상원의회를 통과했다.편견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차별을 적극적으로 바로잡은 예다. 편견은 마음속 깊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라다 어떤 계기로 겉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저자도 편견이 겉으로 드러나면 차별이라 말했다. 차별을 바로잡는 시작은 무엇이 편견인지 ‘인식’하는데 있다. 단어 하나라도 조심히 써야 하지 않을까.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1-02 17:00

<과학자들 1. 그래도 지구는 돈다> 김재훈 지음 | 휴머니스트[더 리포트=박세리 기자] 이탈리아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있었다면 영국에는 로버트 훅이 있었다. 공기의 탄성 연구, 현미경으로 세포벽 관찰, 목성의 대적점 발견, 빛의 파동설 제안, 중력의 역제곱 법칙 제안, 탄성체에 관한 법칙 발견, 화석 연구, 왕립학회 회장 역임. 모두 한 사람이 이룬 업적이다.더 흥미로운 점은 그의 다재다능한 능력보다 그가 생계형 과학자였다는 사실이다. 출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다양한 실험에 능해 당대 많은 과학자의 논문과 학위 수여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정작 그의 창의력과 열정은 항상 생계와 직결됐다. 가진 돈을 써가며 철학하고 공부하는 사람들과 처지가 달라도 한참 달랐다.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허약체질로 태어났다. 남다른 창의력과 비범한 손재주를 타고나 한때 화가를 꿈꿨지만, 안정적인 수입을 고려해 공립학교에 진학한다. 18세에 옥스퍼드에서 공부할 때도 학업과 돈 버는 일을 병행했고 그때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준 로버트 보일을 만난다. 보일은 귀족 출신에 과학계에서 명망이 두터운 사람이었다.훅은 보일이 주도해서 설립한 왕립학회에서 그의 지지 아래 실질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학회 내외에서 보고되는 모든 새로운 발견과 이론은 훅의 검증을 거쳐야 했다. 그 후 1662년 왕립학회 초대 실험 책임자 임명, 1665년 왕립학회 종신 관리직 임명, 그레셤 대학교수 역임, 같은 해 <마이크로그라피아> 저서 발간이라는 업적을 이뤘다.특히 그가 낸 책은 총 60장으로 구성되어 무생물, 생물, 동물, 공기, 별, 달에 관한 광범위한 내용을 수록해 다채로웠다. 그중 나무껍질인 코르크에서 발견한 형태를 ‘세포(cell)’라 이름 붙였고 당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탄성 한계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탄성체가 늘어나는 양은 작용하는 힘에 비례한다는 훅의 법칙도 그가 이룩한 성과다. 비록 월급쟁이 과학자였지만, 로버트 훅이 이룬 성과는 남다르다. <과학자들 1. 그래도 지구는 돈다>(휴머니스트.2018)가 소개한 내용이다. (일부 수정)책은 아지작 뉴턴이 뉴턴의 법칙을 수학적으로 증명하기 전, 훅은 1679년에 뉴턴에게 편지를 보낸 바 있다고 덧붙였다. 행성의 궤도에 관해 설명하며, 태양과 해성 간의 인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궤도 운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이다. 과학사에 한 축을 담당했던 인물과 그들의 업적, 인간적인 면면들을 담았다. 일러스트가 함께 해 내용의 지루함을 덜고 흥미와 흡입력을 더한다. 과학입문서로 손색없다.

책속의 지식·명문장 | 박세리 기자 | 2018-10-31 14:59